[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속가능성을 원칙으로 한 전방위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는 지난 3일 울산의 25개 설비협력사 2233명 전 구성원을 위한 단체보험 패키지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정부-협력사가 함께 조성한 공동근로복지기금을 활용해 구성원의 상해사망, 후유장애, 중대질병 등에 대해 최대 1억원을 보장해주는 상해보험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됐다.
울산 CLX에는 탱크·타워·드럼 등 밀폐된 설비가 약 1만개소 설치돼 있다. 밀폐공간에서 작업할 경우 남아있는 가스 등으로 인해 질식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117명이 질식 재해 피해를 입었고, 이중 93명이 사망했다. 타 산업재해 사망률이 평균 1.2%인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밀폐공간 내에 남아있는 유해가스를 알려줘 작업자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전 수준을 높여주는 '밀폐공간 가스 감지 시스템'도 개발해 특허를 등록했다. 오는 9월부터 울산 CLX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 5월에는 협력사 전 구성원에게 10만원 씩 총 2억2000만원의 행복지원금을 재난지원금 성격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행보는 SK그룹의 경영이념인 '행복 경영'에 기인한다. 구성원들이 행복해야 지속가능경영도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6월 발간한 '2020 SK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기업이 지속가능경영은 지속가능한 사회에서만 가능하다"며 "SK는 기업과 사회, 그리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의 구성원은 사내 임직원이나 자회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지난 8일부터 2주간 코로나19로 인해 고생하는 물류기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선착순 2000명에게 친환경 윤활유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또 SK에너지가 코로나19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 등 '코로나 영웅'들에게 국민들의 감사 에너지를 담은 10만원 상당의 '오일로패스'를 전달하는 캠페인도 진행한다.
사회적 위기 포인트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의 인프라와 시스템을 활용하는 사회안전망 제공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로 경영위기에 처한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를 지원하기 위해 사회안전망 전용몰인 '하이마켓(Hi Market)'을 지난 6월 공개했다.
하이마켓에는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90% 가까이 급감하고, 매장 문을 닫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료진과 자원봉사단을 위해 기부를 해왔던 사회적 기업들과 지역 농산물 등이 입점했다.
구성원들은 제품 구매를 통해 사회안전망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특히 배터리 공장이 위치한 서산 지역을 돕기 위해 가격폭락 직격탄을 맞은 마늘을 판매해 농가를 도왔다. SK서린빌딩과 서산 배터리 사업장 구내식당에서는 서산 육쪽마늘을 소비할 수 있는 식단을 구성하고 자발적으로 지원한 구성원 자원봉사자들이 마늘을 직접 판매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지난 3일에는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헌혈 릴레이 캠페인이 진행돼 코로나19에 따른 혈액 수급난 극복에 힘을 보탰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더 힘든 사회를 격려하고 함께 극복하기 위해 회사의 시스템과 자발적인 구성원 참여를 통해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회안전망 구축 노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기업문화의 한 축으로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