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내홍이 변수···내달 2일 조합장 해임 임시총회 예정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부산 주요 재건축 사업지 가운데 해운대구 반여동 반여3구역에서 동일이 발을 빼기로 했다. 동일이 최종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유일하게 입찰에 참여하는 시공사로 남아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지 주목된다. 다만 조합장 해임총회가 다음달 예정돼 있는 등 조합 간 내홍으로 사업 진행이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동일은 오는 24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하는 반여3구역 재건축 사업에서 최종 입찰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조합에서 진행한 현장설명회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참여해 관심을 내비쳤지만, 재고 끝에 발을 빼기로 한 것이다. 이에 동일은 입찰 참여 의사가 없음을 조합 측에 통지했고, 24일 예정된 시공자선정 입찰공고는 경쟁입찰 요건미비로 결국 유찰됐다.
동일은 현재 조합 측으로 10억원의 현장설명회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공문을 보내둔 상황이다. 동일 관계자는 "참여 여부와 관련해 한, 두 가지의 이유로 최종 입찰에 불참하기로 내린 결정은 아니다"라며 "종합적으로 사업지를 분석하고 최종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부 회사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지는 해운대구 반여동 일원의 현대그린·삼익그린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지하 3층~지상 27층 규모의 공동주택 976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다. 올해 하반기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들이 종료 단계에 들어가면서 대형 건설사들은 지방으로 눈길을 돌렸고, 반여3구역에도 초반 현대산업개발,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한화건설 등의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기도 했다.
사업지는 부산에서 흔치 않은 평지에 위치하는 데다 센텀시티 권역에서 상부로 펼쳐지는 제2센텀권역으로도 입지 평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들 건설사는 관심을 가지는 데 그쳤으며, 결국 현대엔지니어링과 부산 지역 건설사인 동일 등 2곳에서 참여해 '다윗과 골리앗'의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게다가 동일마저 최종 입찰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유일한 입찰 건설사로 남을 전망이며, 단독 입찰에 따른 수의계약 전환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조합원 간 내홍이 격화되면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조합은 내달 2일 오후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이모씨 조합장 해임 및 직무정지의 건으로 임시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건설사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는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조합 집행부와 갈등을 키워왔고, 결국 조합장 해임까지 나선 것이다.
이에 맞서 조합은 해임총회를 발의한 대표자 3인을 업무방해죄, 명예훼손죄,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위반 등으로 고소했다. 한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일부 차이점이 있을 수 있고, 건설적인 견제는 이해하지 못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제안서를 받아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결시킬 수 있음에도 받기도 전부터 반대하는 것은 과한 처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