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급속도로 재확산하면서 국내 전자업계 '투톱'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재택근무를 확대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를 제외한 전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하기로 결정해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CE(소비자가전) IM(ITㆍ모바일) 부문에서 디자인, 마케팅 등 재택근무가 가능한 업무를 하는 직원 중 희망자에게 신청을 받아 다음달부터 한 달간 재택근무를 시범 운영한다. 전사 차원에서 재택근무 시행을 결정한 것은 코로나19 발병 후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재택근무 대상 직원들에게 사업부별로 관련 안내를 진행하고 희망자를 접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아직 시행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시범 운영 결과를 보고 시행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2월 말부터 5월 초 사이 임산부나 기저 질환자 등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운영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수원 가전사업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에 대한 수요 조사를 진행하는 등 제도 도입을 검토해왔다. 최근 DS 부문 일부 사업부를 대상으로도 재택근무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임산부나 자녀 돌봄이 필요한 직원, 만성·기저 질환자, 해외 출장 복귀 등 특수한 경우만 재택근무를 허용해왔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재택근무 확대를 결정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국내 전 사업장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 등 '리모트(원격) 근무'를 실시한다. 조직 상황에 맞게 최소 30% 이상의 직원을 회사로 출근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리모트 근무는 원격 근무와 재택 근무 등을 통칭하는 용어다. LG전자는 이날 전국의 모든 사업장의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리모트 근무를 실시하기로 하고 관련 지침을 각 사업장으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LG전자 외에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코로나19가 재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자체적으로 방역 및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6일부터 임산부 등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한 LG그룹은 정부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할 경우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전원 재택 근무 지침을 전사에 내린다는 계획이다.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순환 재택근무를 운영하고 있다.
SK그룹의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등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운영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솔루션 일부에서 지난 19일 순환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한화토탈도 20일부터 돌아가며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이 밖에 자동차, 건설, 제철 등 업계에서도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어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재택근무 도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편, 이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441명이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154명, 경기 100명, 인천 59명 등으로 신규 확진자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특히 이날 발생한 400명대 이상 신규 확진자는 수도권 집단감염 사태에 따른 최근 2차 유행 이후는 물론,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기 중에서도 정점기에 속하는 지난 2월 말 3월 초 이후 최대 규모다.
여기에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수도권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2주 연속 세 자릿수로 집계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 14일부터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297명→288명→324명→332명→397명→266명→280명→320명→441명 등으로, 이 기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총 4000명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