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관계자 11명을 불구속 기소하며 1년 9개월 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1일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핵심 관련자 총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부회장과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옛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등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또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혐의로 기소했다.
[다음은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의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 수사결과 발표문 전문]
수사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금일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실장 등 미래전략실의 핵심 관련자들, 구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표와 임원 등 총 열한명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업무상배임, 외부감사법위반, 위증 등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공소사실 요지에 대해 말씀드리면, 이재용 부회장과 미래전략실은, 최소 비용으로 삼성그룹을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에 유리한 시점에 삼성물산 흡수합병을 일방적으로 결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각종 거짓 정보를 유포하고, 불리한 중요 정보는 은폐했으며, 주주 매수, 불법로비, 시세조종 등 다양한 불공정거래행위를 조직적으로 자행했습니다.
삼성물산 경영진들은 이재용 부회장과 미래전략실의 승계계획안에 따라, 회사와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위반해 합병을 실행함으로써, 회사와 주주들에게 손해를 야기했습니다.
합병 성사 이후에는,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이었다는 불공정 논란을 회피하고 자본잠식을 모면하기 위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산을 4조원 이상 부풀리는 분식회계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미래전략실 전략팀장과 삼성물산 대표가 국정농단 재판과정에서 합병 실체에 관해 허위 증언을 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불기소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수사팀은 위원회의 권고 취지를 존중해 지난 두 달 동안 수사 내용과 법리 등을 심층 재검토했습니다.
전문가 의견청취의 대상과 범위를 대폭 확대해 다양한 고견을 편견 없이 청취했고, 수사전문가인 부장검사 회의도 개최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결과,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한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일 사건 처리에 이르게 됐습니다.
수사팀은 향후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