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삼성전자 디지털시티를 방문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근간이 되는 전자산업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28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및 1·2·3차 협력사 간 공정거래협약식에 참석해 "지난해 일본의 핵심 전자 소재부품 수출 규제에 이어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전자산업이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진정한 의미의 상생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그 온기가 충분히 전달돼야 한다"며 "삼성그룹과 하위 협력사들이 2011년부터 공정거래협약 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오고 있다"며 그룹의 상생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협약 제도를 통한 상생의 낙수 효과로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하도급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한 비율이 90%에 이르고 지급기일도 법정기한의 3분의 1 수준인 24일 이내라는 점 등을 언급했다.
조 위원장은 "공정경제가 뒷받침돼야만 시장의 성과가 기업과 산업 전체의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고, 공정위는 하도급업체의 협상력 강화, 피해기업 권리구제의 실효성 확보 등 공정경제의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데에도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삼성그룹은 협력사에 대한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고 하위 단계 협력사들 간 거래관행 개선에도 적극 힘써달라"며 "협력사도 공정거래 관련 법령 준수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삼성은 11개 계열사와 함께 5330개 1·2·3차 협력회사와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조 위원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최윤호 삼성전자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협력사 대표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협약식을 대기업과 중소협력사가 더불어 성장하는 하나의 운명공동체로서 한 차원 높은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2011년부터 삼성-1차 협력회사간, 1차-2차 협력회사간 협약을 맺었다. 2018년부터는 2차-3차 협력회사간 협약까지로 범위가 확대됐다.
이날 체결된 삼성·1차 협력사 간 협약서의 골자는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 △생산·단종 계획 등 주요정보 사전알림시스템 운영 △상생펀드를 통한 협력사 지원 △공동기술개발·특허출원 지원 등이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는 1·2차 협력사, 2·3차 협력사 간 협약도 체결됐는데 협약에는 마감일 후 30일 이내 현금 지급을 노력한다는 내용, 대기업의 상생협력 자금, 기술개발 및 인력지원 등 혜택의 하위 협력사와의 공유 등이 담겼다.
공정거래협약은 대기업과 중소 협력사가 공정거래 관련 법 준수를 다짐하는 것으로, 공정위가 실시하는 협약 이행평가 결과가 우수한 기업은 직권조사 면제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조 위원장은 이날 삼성전자 디지털시티를 찾아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생산라인을 살펴본 후 전자업계 간담회 및 공정거래 협약식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