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는커녕 급락···빅히트 충격의 증시 신고식, 왜?
히트는커녕 급락···빅히트 충격의 증시 신고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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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상'서 낙폭 확대···시총 12조→6.7조·순위 19위→38위
높은 공모가에 따른 고평가·'BTS 쏠림' 논란에 투심 '뚝'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사진=연합뉴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활황의 선봉에 섰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시장의 큰 기대에 역행하고 있다. 급등은커녕 되레 낙폭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고평가 논란과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BTS) 편중 우려 등에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빅히트는 전장 대비 5만7500원(22.29%) 떨어진 20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잠시 '따상'(공모가 2배+상한가)에 직행하며 35만1000원까지 올라섰지만, 줄곧 상승폭을 반납해 나가며 20만원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이에 따라 공모가(13만5000원)와 격차가 6만5500원으로 좁혀졌다.

청약에서 증거금을 58조원 이상 끌어모았던 열기는 온데간데없는 모습이다. 앞서 상장한 '대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와 판이한 행보다. 지난 7월 증시에 입성한 SK바이오팜은 코스피 시장 사상 처음으로 '따상상상'을 기록했고, 카카오게임즈도 역대급 증거금을 기록한 뒤 '따상상'을 터치한 바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 후 이틀간 주가 추이(네이버 캡쳐)

전날 장중 한때 시가총액 12조원으로 코스피시장 시총 순위 19위로 올라섰지만 현재 38위로 내려앉았다. 청약에서의 뜨거운 관심이 상장 후 급랭한 투자심리로 나타나자 시장에선 크게 당황한 모습이다. 한 투자자는 "따상까지는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는데, 오히려 급락하니 무척 당황스럽다"고 했다.

고평가 우려가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기업가치 대비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됐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날 20% 가까이 급락했지만, 시총은 6조7862억원이다. 국내 엔터 기업 3사 총합(2조7561억원)의 2배 이상 웃돈다. 이들 기업보다 월등한 실적을 감안해도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높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한가는 못 가더라도 어느 정도 우상향할 줄 알았지, 이 정도 뒷걸음할 줄은 몰랐다"면서도 "애초 시총 10조원 이상을 기대한 건 무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의 비틀스'로 각광받는 BTS의 위엄은 높게 사지만, 이외에 구미를 당길 만한 요인은 딱히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기준, 빅히트 매출 가운데 BTS 비중은 87.7%에 달한다. 회사 측은 잇단 'BTS 쏠림' 지적을 의식한 듯 최근 쏘스뮤직,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여자친구, 세븐틴, 뉴이스트 등을 품으며 강력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지만, BTS 의존도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 6월 종속사로 편입된 플레디스엔터 영향으로 빅히트의 BTS 의존도는 70%대로 낮아졌다"면서도 "매니지먼트 외 간접매출을 포함하고 이익기여도까지 측정할 경우 여전히 BTS의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전과 달리 투자의식이 성숙하게 변모한 개인투자자들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학습효과가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는 증시 입성과 동시에 상한가 행진 후 내리막을 타며 현재 주가가 고점 대비 각각 29.3%, 43.5% 떨어진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급등 뒤 제값을 찾아가고 있는 주요 공모주의 사례에 기반한 것 같다"며 "과거 같으면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추격매수에 나섰을 투자자들이 이성적 판단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증권사들이 산정한 빅히트 목표주가 간극이 매우 큰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빅히트 주가가 예상을 크게 밑도는 부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타 엔터업종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황과 실적이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BTS는 현재 2억1000만명 규모 글로벌 팬덤을 보유하고 있고, 이는 빅히트가 다른 엔터사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라며 "BTS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약점은 있지만, 이들의 글로벌 인기 등을 고려하면 주가는 동종업계 밸류에이션을 크게 상회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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