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이체·조회, 온·오프라인 결제 가능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카카오뱅크가 비대면 계좌 개설이 어려워 금융생활에 불편함을 겪는 청소년들을 위해 전용 뱅킹서비스를 선보인다. 은행 계좌 없이도 이체, 잔액조회, 지급결제 등이 가능해 청소년들도 보다 편리하고 계획적인 금융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뱅은 만 14~18세 청소년들이 가입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 '미니(mini)'를 19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은행 계좌 개설이나 연결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미니는 청소년들이 모바일을 통해 편리하게 금융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통 청소년들은 신분증이 없거나 부모님이 만들어준 통장을 통해 금융거래를 하기 때문에 모바일뱅킹이나 결제를 하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또 계좌이체를 하려면 직접 은행을 방문하거나 ATM을 이용해야 했다. 카뱅 측은 청소년들이 모바일에 가장 익숙한 세대임에도 모바일 금융거래는 제한된 상황에 주목했다.
특히, 청소년들이 '나만의 계좌'를 직접 개설하고 관리한다는 점에서 계획적인 소비생활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니 고객은 카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잔액과 이용내역을 조회할 수 있으며 실시간 알림을 통해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송형근 카뱅 수신팀장은 "미니를 이용하면 용돈도 현금이 아니라 즉시이체 등으로 받을 수 있고 친구들과 더치페이를 할 때도 현금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며 "청소년들은 내가 돈을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잔액은 얼마인지 등을 알 수 있고 계획적인 소비생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에 보관할 수 있는 금액 한도는 50만원이다. 1일 이용한도는 30만원, 1개월 이용한도는 200만원이다. 한도 설정 기준은 기존 은행과 핀테크사의 선불전자지급서비스 한도 등을 참고했다. 송 팀장은 "기존 은행권이나 핀테크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청소년 한도 등을 많이 리서치했다"며 "청소년들이 일상생활에서 모바일을 통해 금융생활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 미니의 핵심인데, 그 기준에 맞춰 (한도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가입을 위해서는 본인 명의 휴대폰이 있어야 한다. 휴대폰 본인인증과 약관 동의, 비밀번호 생성 과정을 통해 미니를 개설한 후 입금·이체·간편이체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온·오프라인 결제 수단도 제공한다. 미니를 개설하면 5종의 니니즈 캐릭터가 그려진 '미니카드'를 발급할 수 있다. 미니카드는 티머니 등 기존 선불전자지급카드와 달리 체크카드와 동일한 기능을 갖는다. 티머니는 제휴 가맹점에서만 결제가 가능해 이용에 제한이 있었으나 미니카드는 온·오프라인 체크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이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청소년 유해업종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미니카드는 전국 모든 ATM에서 수수료 없이 입출금할 수 있으며 청소년 전용 교통카드 기능도 담겼다.
소득공제도 가능하다. 카뱅 애플리케이션에서 소득공제를 신청하면 그 해의 미니카드 이용 금액이 부모님 소득공제에 반영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카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인 만큼 안정성에 특히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오보현 카뱅 서비스기획팀장은 "기본적으로 청소년이 직접 본인인증을 거쳐 개설을 하도록 했고, 1인 1단말기이기 때문에 타인의 개입으로부터 방어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실시간 거래기 때문에 모바일로 신고나 상담도 할 수 있고 거래탐지라든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미니를 이용하게 되면 모든 거래내역이 남게 되고 이체할 때도 실명이 남기 때문에 (부정적인 행위) 문제 발생 소지 자체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니를 통해 고객층 선점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카뱅을 통해 편리한 금융생활을 경험했던 청소년들이 성년이 된 이후에도 충성고객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게 카뱅의 생각이다. 송 팀장은 "미니 이용자가 성년이 됐을 때 더 다양한 상품이 추가되는, 성인들이 이용하는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