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접종용 백신을 맞은 인천 지역의 10대 한명이 접종 이틀 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예방접종과의 인과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 접종과의 연관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일 질병관리청은 독감 백신 수급 및 접종 상황 브리핑에서 "올해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신고된 이상 반응은 총 353건으로, 이 가운데 사망 사례가 1건이 보고돼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사망한 사람은 인천 지역에서 접종받은 17세 남성이다. 지난 14일 낮 12시 민간 의료기관에서 무료 접종을 받았으나 이틀 뒤인 16일 오전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청은 접종 전후에는 특이사항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접종 후에 특별한 특이사항이 없었고 일정 시간이 지난 이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상황이기에 현재 부검을 통해 사망원인을 먼저 규명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이어 "(사망한 10대가 맞은 백신과) 동일한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이상 반응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이상 소견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망한 10대가 맞은 백신은 국가조달물량 백신으로, 정부가 각 의료기관에 제공한 백신이다. 앞서 국가 예방접종 사업에 쓰일 독감 백신과 관련해 조달 계약을 맺은 신성약품이 유통 과정에서 일부 물량을 상온에 노출하면서 적정온도(2∼8도)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접종이 한때 전면 중단된 바 있다.
현재 신성약품이 유통한 539만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 가운데 48만명분이 수거된 상황이다. 정 청장은 "(사망한 10대가 맞은 백신은) 국가조달물량 백신이 맞다"며서 "신성제약에서 유통했던 제품이 맞지만 해당 제품에 대해서는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사례가 있었냐는 질의에 "(현재까지) 인과관계가 확인된 사망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과거 기록을 확인한 뒤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사망 사례를 제외하면 현재까지 보건당국에 신고된 이상반응의 대부분은 가벼운 증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청에 신고된 이상반응 총 353건 가운데 무료접종을 받은 사례가 229건이고 유료 접종은 124건이다.
증상별로 보면 알레르기 증상이 99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접종한 부위가 부풀어 오르는 등 국소 반응 98건, 발열 79건, 기타 69건 순이었다. 정 청장은 "예방접종 후 신고된 이상반응 사례와 예방접종과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역학조사와 피해조사반의 조사 등을 통해 인과관계에 대한 부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수거 또는 회수 결정이 난 백신을 맞고 이상반응이 있다고 신고한 사례는 80건(22.7%)이었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76건에서 4건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신성약품이 유통한 백신 가운데 적정온도(2∼8도)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48만명분, 항원 단백질 응집체로 추정되는 백색 입자가 확인된 한국백신의 백신 제품 61만5000명분에 포함된 백신을 맞은 뒤의 신고한 사례다.
현재까지 보고된 증상을 보면 국소반응 32건, 발열 17건, 알레르기 12건이었다. 이 외에 두통·근육통(6건), 복통·구토(4건)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국소반응이나 발열, 알레르기 등의 경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