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시 '묻지마식' 투자 지양···상품구조 파악·환율 변동 리스크 고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종목 쏠림현상이 심화됐고, 장내파생상품과 FX마진 등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도 증가했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 동향 및 투자자 유의사항'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잔고는 2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2조권)과 비교해 142.6% 급증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가 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별로는 미국 주식 투자잔고가 22조원으로 76%를 점유했다. 이어 중국(2조3000억원, 8%)과 홍콩(2조1000억원, 7%), 일본(9000억원, 3%) 순이었다.
올 1~8월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합계(40억달러)가 전체(115억달러)의 34%에 달했다. 지난해(24%)와 비교해 10%p 상승한 수준이다. 이중 테슬라가 15억5000만 달러로 전체의 13를 차지했고, △애플(9조7000억원) △MS(6억1000만 달러) △구글(4억2000만 달러) △하스브로(4억1000만 달러) 순이었다.
8월 말 현재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잔고의 평가손익은 3조4000억원이었다. 2018년 말 1000억원에서 2019년 말 7000억원, 올 6월 말 1조4000억원 등 점진적 증가 추세를 보였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증가하면서 증권사의 해외주식 중개수수료 수익도 증가했다. 올 상반기(6개월분) 194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전체 수익(1154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개인투자자의 해외 파생상품 투자도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 월평균 해외장내파생상품 거래규모(매수+매도)는 556조6000억원으로, 전년(346조9000억원) 대비 60.5% 증가했다.
전체 월평균 해외장내파생상품 거래규모(732조원) 중 개인투자자 비중은 76.0%로 2018년(53.3%) 이후 22.7%p 상승했다. 상반기 개인투자자의 거래손실은 878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손실 규모(-4159억원)의 2.1배 수준에 달했다.
상반기 개인투자자의 월평균 FX마진 거래규모는 13조원으로 지난해 월평균(6조6000억원) 대비 6조4000억원(97.4%) 급증했다. 전체 거래규모(14조6000억원) 중 개인투자자 비중은 89.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거래손실 120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500억원)의 2.4배에 달했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채권과 해외펀드에 대한 투자는 감소했다. 8월 말 해외채권 투자잔고는 9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12조8000억원)보다 27.5% 줄었다. 발행자 국적별로는 브라질이 7조8000억원으로 84%를 점했고, 미국(4000억원, 5%), 한국(4000억원, 4%), 멕시코(2000억원, 2%) 순이었다.
종류별로는 국채(8조원, 87%), 회사채(1조1000억원, 12%), 특수채(1000억원, 1%) 순이었다. 8월 말 현재 평가손실 2조7000억원으로, 3월 이후 평가손실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 판매 잔고는 9조9000억원으로 13.6% 감소했고, 해외채권형펀드도 1조3000억원으로 15.7% 줄었다.
금감원은 해외증권과 파생상품 투자 위험에 유의하고, 고위험 상품은 구조를 충분히 분석해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이동춘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해외주식은 국내주식에 비해 정보접근성이 낮아, 특정 정보에만 의존한 '묻지마식 투자'는 주가 변동 리스크에 더욱 크게 노출될 수 있다"며 "특히, 해외장내파생상품과 FX마진거래는 최근 거래규모가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개인투자자 손실도 크게 확대되고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 팀장은 "해외 장내파생상품, 해외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상품은 상품구조나 손익구조가 복잡하므로, 구조 및 리스크 분석을 수반하지 않는 투자는 위험하다"면서 "해외 직접투자는 상품 가격 변동 리스크와 환율 변동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향후 개인투자자의 해외상품 투자동향 및 잠재적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국내상품 투자에 비해 투자자 보호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큰 해외상품투자와 관련한 투자자 보호방안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