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코로나 리스크 완화, 外人 귀환···증시·원화 '파죽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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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美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중간평가 발표
미 바이든 정부 기대감·양호한 韓수출에 이탈자금 유턴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김태동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파죽지세'다. 코스피는 2500선을 돌파하며 2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1100원선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 국내 수출 호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16p(1.97%) 오른 2543.03에 마감했다. 종가기준 2018년 2월1일(2568.54) 이후 2년 9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2500선 돌파는 2018년 5월 2일(2,505.61) 이후 2년 6개월여 만이다. 전장 대비 13.59p 오른 2507.46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 중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643억원어치 주식을 쓸어담으며 증시를 끌어올렸다. 이로써 외국인은 8일 거래일 연속 '사자'를 외쳤다. 반대로 개인과 기관은 각각 1610억원, 2760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는 삼성전자(4.43%)와 SK하이닉스(9.25%) 등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수가 큰 폭 상승했다. 

코스닥은 전장보다 8.19p(0.98%) 오른 847.33으로 마감했다. 전장과 비교해 4.35p(0.52%) 오른 843.49로 개장한 코스피는 역시 장 중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24억원, 1033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86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6.3원 내린 1109.3원에 마감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하락한 것은 원화의 가치가 그만큼 올라갔다는 뜻이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1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18년 12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환율은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종가 1135.1원) 이후 30원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오후 12시께 기획재정부에서 "최근 환율 변동이 과도한 수준"이라며 "인위적인 변동 확대 유도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놨지만, 하락 대세장을 뒤집어 놓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금융시장이 강세를 이어간 주된 원인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종료되면서 대규모 경기 부양책 기대감이 다시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보호무역주의 기조도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모더나가 3차 임상시험에 대한 중간 평가 결과를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신규 확진자가 하루에 14 만명에 육박할 만큼 재확산세가 가파르고 유럽도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그 기세가 꺾이질 않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백신 기대감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센터장은 "코로나19 문제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백신 출시가 눈 앞이라 경제가 정상화 되는 것도 시간 문제라 보는것 같다"며 "미국도 어려운 국면이기 떄문에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경기 회복 및 (코로나19) 리스크가 곧 사라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도는 약화되고 위험자산 선호도는 강화됐다"고 말했다. 

국내 수출 성적표가 양호했던 점도 힘을 보탰다. 관세청이 지난 11일 발표한 '수출입현황(속보치)'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41억달러(한화 15조7257억원)로 전년동기대비 23억5000만달러(20.1%)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는 자체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원화 강세 진행도 외국인들 입장에서 매력적인 부분 중의 하나라서 긍정적 요소로 읽혀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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