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가 LG그룹의 계열분리를 반대하는 서한을 LG 이사회에 보냈다고 비즈니스와이어,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이트박스는 서한에서 "최근 발표된 LG의 계열분리 계획은 소액주주들의 가치를 창출하는데 실패할 것"이라며 "LG는 현재 순자산가치의 69% 수준인 주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화이트박스는 "가장 훌륭한 기업 지배구조로 평판이 나 있는 LG가 소액주주들보다 가족을 우선시하는 계획을 제안했다"며 "그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계속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명백히 더 좋은 대안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가족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액주주들을 희생시키는 계획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며 "LG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다는 이유로 주주들에게 반하는 행동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자산 규모가 55억달러(약 6조269억원)인 화이트박스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지니먼트 출신인 사이먼 왁슬리가 이끄는 펀드로 지난 3년간 LG의 지분 약 1%를 보유해왔다.
화이트박스측의 우려에 대해 LG그룹은 "이번 분사로 그룹의 역량을 전자, 화학, 통신 등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주주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분할이 완료되고 성장 전략이 더 구체화하면 디스카운트 이슈가 개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LG그룹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LG상사와 LG하우시스·실리콘웍스 등 5개 사 중심의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기존 지주사인 ㈜LG는 2021년 3월26일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쳐 같은 해 5월1일자로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존속회사 ㈜LG와 구본준 고문이 대표이사인 ㈜LG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해 출범한다.
해당 기사에서 FT는 한국의 대가족이 운영하는 이른바 '재벌'들 사이에서는 창업자나 회장이 숨진 뒤 자식들을 위해 일부 계열사를 분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