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공급 다 못하는 중형 공공임대, 포퓰리즘"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임대주택을 공급하라는 게 아니고 양질의 일반분양주택을 대량 공급하라는 거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시장의 수요는 양질의 분양주택을 원하고, 정부는 중형 공공임대주택을 분양하겠다고 나서며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수요·공급의 미스매치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에서 그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토교통부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에 따르면, 중형 공공임대주택을 6만3000호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는 공공임대주택은 전용면적 60㎡ 이하로 소형 면적만 준공할 수 있다. 중형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으로 인해 법이 개정될 예정이다. 공공임대 전용면적 기준을 '85㎡ 이하'로 확대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개정안은 이미 발의됐다.
문제는 국토부가 계획하고 있는 중형 공공임대에서 '서울'은 빠져 있다. 공급부지로는 남낙생A1, 의정부우정A1, 의왕청계2A4, 부천역곡A3, 시흥하중A2, 대전산단1 등으로 경기권과 지방이다.
오히려 서울 공급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임대차3법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전세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지역은 서울이기 때문이다. KB부동산의 월간 전세가격동향에 따르면 9~11월까지 서울 전세는 6.22%, 경기권은 3.28%로 상승폭이 두배다.
또한 서울 전세 물량의 거래 면적은 점차 감소 중이다. 2019년까지 거래되는 전세물량의 평균면적 서울에서 55~57㎡사이였다. 올해 들어서 상반기 들어서 55㎡이하로 떨어지고, 6월 이후에는 평균 약 51㎡다. 2018년에는 평균 57~59㎡사이였다.
이에 대해 김진유 경기도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최근 거래 전세면적이 급격히 감소하는 이유는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전세에서도 점차 작은 집으로 밀렸다"며 "경기권으로만 가도 전세 물량 평균면적은 65㎡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작더라도 쾌적한 환경의 공공임대도 보장되기 어렵다. 정부가 2년동안 서울에 공급하겠다고 한 공공임대는 3만5300호. 그 중 매입임대가 2만6000호다. 그러나 매입임대주택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빌라 같은 다세대·다가구 사들여 제공하는 것이다. 아파트 매입 임대도 존재하나, 이 역시 규모가 크지 않다. 심지어 지난 8월 국민권익위원회는 매입임대주택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국토부와 LH, SH 등 35개 지방개발공사에 권고했다. 아파트와 달리 다세대 주택은 입주자가 지켜야 할 사항인 공동주택 관리규약이라는 따로 존재하지 않아, 세부적인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수요·공급의 미스매치 현상에 대해 서진형 경인여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는 주어진 예산 범위 안에서 주거 취약계층인 공공영구임대주택을 공급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결국 중산층 모두에게 공공임대를 공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도층을 잡기 위한 표심잡기가 아니냐"고 설명했다.
이어 “중대형 면적은 민간에서 정비사업을 통해 분양 공급할 수 있도록 두는 게 시장을 살피는 방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