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매년 연말이면 으레 주식을 팔아치웠던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는 뚜렷한 매수 기조를 보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8일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8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들이 각각 1조8000억원과 1조900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차익 실현을 던진 것과 판이한 행보다.
앞으로 남은 거래일이 7일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12월은 2007년 이후 13년 만에 첫 개인 순매수 기록을 쓸 가능성이 커 보인다. 최근 3년간 12월에 개인들은 2017년 3조6000억원, 2018년 1조2000억원, 2019년 3조8000억원 등을 순매도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선 개인들이 11월(2조7000억원 순매도)을 빼고 매월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개미들의 순매수 덕분에 지난 18일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2772.18)를 다시 경신했다.
이 같은 개미들의 연말 순매수는 우선 주식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대주주 기준이 현행대로 유지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초대로라면 주식 양도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이 올해 10억원에서 내년부터 3억원으로 강화될 예정이었지만, 논란 끝에 현행 유지로 바뀌었다.
그간 대주주 판단 기준일이 전년 연말이기 때문에 양도세를 피하려는 개인들이 대체로 12월에 물량을 많이 처분했다. 하지만 양도세 과세 기준 강화가 불발되고 시장이 강세를 지속하면서 개인들도 이달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주당 1000원 안팎의 특별배당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그 기준일이 올해 연말이기 때문이다. 실제 12월 개인 순매수 가운데 절반인 1조8000억원이 삼성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