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청약통장 90만개·현대ENG 경쟁률 1위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2020년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10대건설사는 올해 세웠던 분양 계획 물량의 77%를 공급하며, 지난해보다 준수한 성적표를 보였다. 청약 시장에서 가장 돋보였던 건설사는 '대우건설'이었다.
23일 본지가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건설사들의 올해 분양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올해 18만7067가구를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14만4894가구를 분양하는데 그쳤다.
지난해에도 10대 건설사는 18만698가구로 올해와 비슷한 공급 계획을 세웠지만 이 중 실제 분양한 물량은 12만4511가구로 연초 계획 대비 약 69% 수준에 머물었다. 이에 비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2만가구를 더 공급하면서, 달성률도 다소 올라갔다.
올해 초 목표를 달성해낸 현대건설 뿐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2만1089가구를 계획했으며 총 2만2089가구를 분양하며 초과공급했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은 분양 목표를 거의 채웠다. 대우건설의 목표 달성률은 97%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공급량인 3만3148가구를 분양했다. GS건설은 2만4606가구를 공급해 달성률 96%를 기록했다. 대림산업도 달성률 82%를 기록하면서 평균치를 상회했다.
이외에 △롯데건설 1만6126가구(연초 계획 2만1750가구, 달성률 74%) △HDC현대산업개발 1만4025가구(2만175가구, 69%) △현대엔지니어링 6307가구(1만1168가구, 56%) △포스코건설 8386가구(1만6788가구, 50%) △SK건설 4830가구(1만996가구, 44%) 등으로 나타났다.
달성률 25%로 가장 저조한 삼성물산은 '신반포3차·경남(래미안 원베일리)', '부산온천4(래미안 포레스티지)' 등을 하반기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조합에서 발생한 이슈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정비사업은 조합의 운영에 따라 분양 지연이 되는 경우가 잦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제가 나쁘다고 하지만, 사실상 전국의 규제지역으로 들어갈 정도로 부동산 경기는 나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지방 중심지에서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라 건설사들의 공급물량을 올해 조금 더 털고 가길 원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공급왕 ‘대우건설’, 청약통장건수도 1위
올해 10대건설사 중 청약 통장이 가장 많이 접수된 건 대우건설이다.
본지가 청약홈 자료를 취합한 결과, 2020년 분양한 물량 중 대우건설에 접수된 통장은 91만3817건 이었다. 10대 건설사 평균 약 28만건이 접수됐다. 다만 대우건설은 그만큼 공급 세대수도 가장 많았다.
대우건설은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한 건설사인 만큼 청약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컸다. 올해 단지별 평균 청약경쟁률 상위 5위 중 3곳이 대우건설이었다. 경기 과천에 공급된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 과천르센토데시앙, 과천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가 차지했다. 3개 단지 모두 평균 청약 경쟁률이 400대 1을 넘고,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는 534.86대1을 기록했다.
청약경쟁률 1위는 558.02대1을 기록하며, 현대엔지니어링에서 공급한 ‘힐스테이트남천역더퍼스트'가 차지했다. 다만 현대엔지어링은 공급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청약 통장건수는 12만3674건으로 10대 건설사 평균보다 아래였다.
10대건설사 중 공급 대비 가장 많은 청약통장이 몰려 실속을 챙긴 곳은 삼성물산이었다. 일반공급 물량 1955세대로 적었지만, 청약통장은 21만375건이 접수됐다. 107명 중 1명이 래미안에 당첨됐다.
청약통장은 △GS건설 33만9478건 △HDC현대산업개발 31만7765건 △현대건설 25만8202건 △롯데건설 24만558건 △대림산업 21만6615건 등이 20만건 넘게 접수됐다. 포스코건설과 SK건설은 11만1810건, 7만4737건을 기록했다.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에 비해 많이 상승했다. 지난해 1위는 롯데건설의 르엘 대치로 212대 1이었다. 올해 1위는 약 558대 1로, 2배 넘게 차이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전국 청약경쟁률이 15대1인데 반해 올해는 28대1로 전체적으로 청약시장 광풍이 불고 있다"며 "분양가상한제를 통해서 로또청약을 노리는 수요가 점점 몰리고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