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태동 기자] 금융당국이 내년 한국거래소에 대한 종합검사를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내년 초 거래소에 대한 종합검사 실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특히 거래소가 운영 중인 시장 조성자 제도 전반을 들여다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성자는 거래 부진 종목에 매수·매도 가격을 제시해 가격 형성을 주도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금융회사를 의미한다.
이들은 주로 주식 선물 매수를 주문하는 대신 주식 현물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위험회피(헤지)를 하는 공매도 전략을 구사한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골드만삭스 등이 시장조성자로 분류돼 있다.
거래소는 시장조성자가 주가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없는 구조라는 입장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은 해당 제도가 공매도 등을 통한 시세 조종 등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해 왔다.
종합검사가 실시될 경우 시장조성자 제도를 포함해 기업의 상장과 퇴출, 시장감시, 매매 시스템 운영, 투자자 보호 등 주요 업무도 검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거래소가 경영 전반에 대한 종합검사를 받은 건 2010년이 마지막이었다. 2017년에는 전산 분야에 한해 '정보보안 점검'을 받았다. 현재 거래소는 정부 업무를 위탁 수행하는 공직 유관 단체에 해당돼 자본시장법상 금융위의 요청이 있을 때 금감원이 착수할 수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작년 초부터 거래소 업무 전반에 대한 검사를 계획했지만 여건이 맞지 않아 계속 미뤄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거래소 검사 일정을 지연시킬 생각은 없다. 여건만 맞으면 내년 초 검사에 나설 계획"이라며 "거래소도 이미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구체적인 검사 일정은 여건에 따라 달라져 확답 하긴 어렵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