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장성윤 기자] 올해 코로나19로 국내 유통업계는 비대면 시대로의 전환점을 맞았다. 코로나19 감염 공포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오프라인 시장이 얼어붙자 대형 유통업체들은 체질 개선에 나섰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모두 배달 경쟁에 뛰어들어 비대면 서비스 개발에 돌입했다. 해외여행이 줄면서 면세점은 악화일로를 걷게 된 반면 편의점은 집 근처에서 쇼핑을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 유통 공룡 '몸집 줄이기' 고육책
롯데, 신세계 등 유통 공룡은 코로나19 직격탄에 매장 점포 수를 줄이거나 조직을 개편하는 등 고육책을 꺼내들었다. 롯데쇼핑은 올해 롯데마트 14곳, 롯데슈퍼 74곳 등 116개 오프라인 매장을 폐점시켰다. 최근에는 연이어 영업손실을 기록하던 롭스 사업부를 마트 사업부와 합치기로 했다. 이번 개편으로 롯데쇼핑 사업부는 백화점, 마트, 슈퍼, 이커머스 등 4개로 줄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대규모 폐점을 선언하고 3~5년 안에 200여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폐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연말 인사에서도 임원 100여명을 줄이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신세계그룹은 통합 온라인법인 에스에스지(SSG)닷컴 대표이사에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겸임시키고 전체 임원은 10% 줄였다. 신세계백화점은 2021년 임원 인사에서 전체 임원의 20%를 내보내고 본부장급 임원은 70% 이상 교체했다.
◇ 유통가 '비대면' 서비스 강화···배송 전쟁 가열
유통업계는 코로나19 확산에 온라인으로 식재료, 생필품 등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자 배송·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백화점, 대형마트도 대세에 합류했다. 현대백화점은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백화점 투홈을 통해 백화점 내 전문 식당가에서 조리한 식품을 집까지 배달해주는 바로투홈 서비스를 시작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고메이494 기반 배달 서비스 김집사블랙을 선보였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점포 인근 지역이면 1~2시간 안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당일 배송서비스를 출시했다. 편의점에서는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씨유(CU)와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에서 도보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CU는 모바일 앱을 통해 미리 주문한 상품을 자동차 안에서 받아볼 수 있는 CU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도 선보였다.
백화점, 대형마트는 온·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한 픽업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가 운영하는 통합쇼핑몰 롯데온(ON)에서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SSG닷컴과 연계한 매장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은 12월30일부터 SSG닷컴 상품 픽업 전용 공간인 익스프레쓱을 선보인다.
◇ 면세점 악화일로···편의점 파죽지세
면세업계는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벼랑에 내몰렸다.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제1여객터미널(T1) 면세 사업권 신규 사업자 입찰은 올해 세 번 유찰됐다. 정부는 재고 면세품 국내 판매, 임대료 50% 감면,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객의 면세 쇼핑 허용 등 면세업계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반면 편의점은 집 근처에서 쇼핑을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마트24는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지난 3분기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편의점 업계는 금융사와 협업 상품을 선보이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CU는 삼성화재와 협업해 삼성화재 다이렉트 펫보험을 판매하고 있으며 GS리테일은 SC제일은행과 손잡고 GS25를 통해 퍼스트 가계적금 상품을 선보였다. 명품, 전자제품 등을 취급하는 매장도 생겼다. GS리테일은 서울 강남구 GS25 파르나스타워점에 명품 판매대를 도입했으며 이마트24는 애플 액세서리 운영점을 전국 20곳으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