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서울 흑석2구역을 비롯해 양평13·용두1-6·봉천13·신설1·양평14·신문로2-12·강북5구역 등 8곳이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됐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서울 도심 내 첫 공공재개발 사업지로, 총 4700여가구 규모의 주택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5월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방안'에서 발표한 공공재개발사업의 첫 시범사업 후보지 8곳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의 공기업이 정비사업에 참여해 낙후된 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사업지로 선정되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제외 △용적률 상향 등 규제 완화 △사업비 융자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의 혜택을 받게 되는 대신,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한 공급 물량의 절반을 공적 임대로 내야 한다. 서울 내 재개발은 당초 기부채납 비율이 최대 25%에 달하는 데다, 사업성이 부족해 갈등을 빚어 사업 추진이 지연된 곳이 많아 관심이 쏠렸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지난 14일 공공재개발 정비구역 수립을 담당할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도시재정비위원회 위원, 서울시위원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국토부·서울시 합동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 선정위원회'를 열어 후보지를 선정했다.
이번 선정구역은 지난해 9월 공모 당시 응모한 70곳 가운데 도시재생지역 10곳을 제외한 60곳 중에서 이미 정비계획안이 마련돼 있어 검토·심사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 기존 정비구역 12곳을 대상으로 심사했다. 선정이 보류된 4곳의 경우 필요성은 인정되나 충분한 주민의견 수림, 일몰기한 등 구역별 현안사항에 따라 추가 검토 후 차기 선정위원회에서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후보지들은 주민 동의를 거쳐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공공시행자로 지정한다. 서울시는 공공재개발 특례가 적용된 정비계획을 수립하며, 이르면 올 연말까지 후보지를 '공공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최종 확정해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LH, SH는 후보지 주민 대상 설명회 개최해 정비계획 기반 사업성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시행자 지정 동의 등을 진행한다.
이번 발표에서 도시재생지역 등 공모대상지가 아닌 곳을 제외된 나머지 47곳의 신규구역에 대해서도 구역여건과 개략적인 정비계획을 신속하게 검토해 오는 3월 말까지 후보지를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최근 공공재개발구역이 선정되는 투기자금 유입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한다. 선정된 기존 정비구역에 대해서는 투기 거래 성행과 지가 급상승 방지를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추진한다. 3월 선정될 신규구역 대상 공공재개발 후보지에는 분양받을 권리 산정 기준일을 공모 공고일인 지난해 9월 21일로 고시한다.
김흥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후보지 선정을 통해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 기회가 늘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사업비·이주비 지원 방안 등도 빠짐없이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