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후 지속적인 안전성 평가 필요···'특례 제조 승인' 제안도
[서울파이낸스 이주현 기자]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일부 환자들에게만 투여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에서 '중등증 환자'와 '고위험군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렉키로나주(960㎎)를 투여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선 렉키로나주 시판 후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 조건으로 안전성·효과성을 인정하는 게 적절한지 자문했다. 중앙약심위는 셀트리온 제출 자료를 토대로 렉키로나주의 안전성·효과성 검토 결과와 함께 국내 코로나 대유행 상황,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과 의료진의 선택권 등을 고려했을 때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 조건으로 허가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단, 모든 코로나19 환자에게 렉키로나주 투여를 권고한 건 아니다. 중앙약심위 권고는 "일부 제한된 환자군(중등증과 고위험군 경증)에서 사용"이었다.
중앙약심위는 "경증 환자에 대한 렉키로나주 투여의 임상적 의미는 결론을 내리기 어려워" 제한 사용을 권고했다. 셀트리온 제출 자료 검토 결과 "렉키로나주 투여 후 '현재 수준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이상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충분한 환자 수를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과 시판 후 지속적인 안전성 평가가 필요"하다는 게 중앙약심위 판단이다.
게다가 일부 위원들은 의약품 품목허가보다 '특례 제조 승인'을 제안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의약품 특례 제조 승인은 급한 상황이지만 자료가 허술할 때 약사법에 규정된 특례조항에 맞춰 할 수 있다. 셀트리온 제출 자료를 살펴본 전문가들이 모든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안전성·효과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중앙약심위의 결론은 만 18살 이상 중등증 및 고위험군 경증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실내 공기에서 산소포화도가 94%를 초과하는 자 △보조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지 않는 자 △투여 전 7일 이내에 증상이 발현한 자에게 렉키로나주를 투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중앙약심위 회의에는 생물의약품분과위원회 상임위원 12명, 검증자문단 5명, 대한의사협회 추천 전문가 1명 등 외부전문가 18명과 식약처 '코로나19 위기대응 지원본부' 바이오치료제심사반 6명이 참석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과 이번 중앙약심위 자문을 통해 얻은 전문가 의견, 효능·효과(안), 권고사항 등을 종합한 뒤 최종점검위원회를 거쳐 렉키로나주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