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만기·상환유예 재연장 가닥···2월말 발표
범금융권 '지점 앱' 검토···중금리대출 활성화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당국이 환율변동 리스크가 큰 외화보험의 불완전판매, 과당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달 판매사 현장점검에 나선다. 최근 달러 인기에 힘입어 불티나게 팔린 외화보험의 경우 환손실 가능성이 커 향후 '제2의 사모펀드 손실사태'로 번질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외화보험 제도개선과 함께 실손청구 전산화, 4세대 실손 도입, 불완전판매 차단 등 보험산업의 디지털·비대면 혁신과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한 '혁신 로드맵'도 마련한다.
아울러 다음달 말 종료될 예정인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금융권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 재연장 방안도 이달 말 발표한다.
금융위원회는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금융산업국 업무계획'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업무 추진과제를 밝혔다. 올해 핵심 추진과제는 △대출만기 연장·이자상환 유예 및 2금융권 리스크관리 △지역·서민금융 자금중개기능 제고 및 중금리대출 활성화 △보험산업 혁신로드맵 마련 △금융산업 디지털 혁신 촉진 △국민체감형 금융정책 발굴·추진 등 크게 5가지다.
먼저 금융위는 보험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혁신 로드맵'을 구축한다. 변화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진입규제 합리화를 중점 추진한다.
이를 통해 오는 6월부터 소액·단기 특화보험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소액단기 보험사' 제도가 시행된다. 또 IFRS17 도입, 저금리 등 환경·제도변화에 맞춰 보험사가 경영효율화 등을 탄력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오는 7월 새로운 보험업 허가정책을 마련한다. 세부적으로는 현행 1사1라이센스 허가정책을 유연화하는 세부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4세대 실손 도입, 자동차보험 개선, 보험 불완전판매 차단, 실손청구 전산화 등 보험업 소비자 편의성과 신뢰도 제고를 위한 정책도 추진한다. 특히, 급격히 커지고 있는 외화보험 시장과 관련, 환리스크, 불완전판매에 따른 소비자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상반기 중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다음달에는 외화보험 판매사 대상 현장검사도 진행한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권대영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외화보험이 보험업계에서 인기인 것 같은데 환율의 변동성을 봐야 한다"며 "환율의 변동성은 10년, 20년으로 보면 엄청 큰데, 보험사가 종신보험으로 외화보험을 팔면 10년, 20년 후 환율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금융감독원에서 점검을 나가서 제대로 되고 있는지 미리 살펴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음달 종료될 예정인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상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의 재연장 방안도 이달 말 발표한다. 현재 코로나19 방역 상황, 실물경제 동향, 금융사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융지원 조치 재연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제2금융권 리스크관리 강화 방안도 마련한다. 여신전문금융사에 대해서는 올해 1분기 중 '유동성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을 도입한다. 규준이 도입되면 할부금융업자 등에 대한 레버리지 비율이 기존 10배에서 8배로 조정된다. 저축은행업권도 위기상황에서 적기시정조치 기준 이상의 BIS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완충자본(2%p)을 도입한다.
금융사 지점 합리화, 중금리대출 활성화 등을 통해 소비자의 금융접근성을 제고한다. 특히, 비대면·디지털 시대 금융권의 생존전략과 금융소외계층의 접근성 제고 간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점합리화 TF'를 구성하고 방안을 마련한다. TF를 통해서는 은행, 상호금융 등 금융사 지점 위치와 서비스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범금융권 애플리케이션(금융대동여지도)을 출시하는 방안 등이 검토된다.
권 국장은 "지점 정보에 플러스해서 위치정보, 교통정보, 인구정보 등 다양한 정보가 결합되면 정책적으로도 굉장히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그 앱을 통해 금융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예전에 마스크 사태 때 그런(마스크 앱) 부분을 참고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인하되는 만큼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통해 금융부담을 경감시킨다. 특히,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혁신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또 비대면으로 더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도 오는 10월 구축한다.
금융산업 디지털 혁신 촉진에도 속도를 낸다. 인터넷은행, 디지털 보험사 등 비대면 기반 온라인 전문 금융사의 시장 신규 진입을 허용한다. 전통적인 금융사가 디지털금융 연관 산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금융·ICT 간 시너지 효과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