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자산관리 상품, '시장집중도' 높아···"경쟁 촉진 방침"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앞으로 보험산업은 연금 등 노후 소득지원 상품 수요를 확대하고, 디지털 기술 기반의 혁신금융서비스 등을 통해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해야한다.
9일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제2기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 회의'를 지난 8일 개최해 보험업 미래전망과 경쟁도 평가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금융산업별 경쟁도 평가는 국정과제인 '금융권의 자유로운 진입환경 조성'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금융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추진중이다.
이번 경쟁도 평가는 HHI(허핀달-허시먼) 지수를 기초로 '경쟁시장', '집중시장', '고집중 시장' 등 3단계로 분류됐다. HHI 지수는 보험사들의 시장 점유율(%)의 제곱을 합해 산출함으로써 해당 시장의 독과점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낸다.
이 수치가 높은 '고집중 시장'은 일부 보험 사업자들이 집중적으로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이 수치가 낮은 '경쟁시장'의 경우 여러 사업자들이 고루 경쟁하고 있어 그만큼 보험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우선 보험업 경쟁도에 대한 평가 결과, 생명보험시장(HHI지수 1037)의 경우 '경쟁시장'으로 평가됐다. 다만 건강·상해·연금 등 생존보험, 변액보험(HHI지수 1643) 등 저축성·자산관리 상품은 '집중 시장'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시장은 상품 유형별 집중도를 분석한 결과 일반보험은 '집중시장', 자동차·장기손해보험은 '경쟁시장'으로 분류됐다. 자동차·장기손해보험이 일반보험과 비교해 많은 보험사들이 고루 경쟁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금융위는 경쟁구도가 형성되지 않은 보험상품에 대해 새로운 플랫폼 도입 등을 통해 경쟁을 촉진할 방침이다.
태현수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회사들이 얼마나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도 경쟁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경쟁을 많이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플랫폼 등을 활성화 하기 위한 정책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수요측면의 경쟁요인은 △상품의 비교용이성 △상품간 전환 경험 및 용이성 등으로 평가됐다. 평가결과 생명보험상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상품 비교가 어렵다고 평가했고, 소비자의 약 30%(최대)가 기존 보험사에 고착돼 있을 가능성이 나타났다. 손해보험 중 자동차보험은 비교가 쉽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상해·질병·저축성 보험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상해·질병·저축성 보험의 경우에는 소비자의 약 20~30%가 고착돼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 외, 경쟁도 평가위원회는 △플랫폼의 보험업 진출 △온라인 보험시장 활성화 △소액단기보험사 진입 촉진 △1사(社)1라이센스 허가정책 유연화 △보험권 헬스케어 활성화 등 추가 이슈도 논의했다.
이에 금융위는 향후 노후 소득지원 및 고령층 보장 강화를 위해 연금, 고령층 특화 보험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연금, 고령층 대상 보장성 보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연금 등 노후 소득지원 보험상품은 시장 집중도가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위(금감원)는 보험업계, 연구원과 함께 연금, 변액보험, 고령층 특화 보장성 보험, 건강데이터를 활용한 만성질환자 전용 보험 등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추진할 계획이다.
소액단기전문회사 도입과 관련해선 올해 2분기 중 소액단기보험업에 대한 업계 설명회와 의견수렴, 수요조사 등도 실시할 계획이다. 소액단기보험업 허가 심사과정에서, 판매채널, 상품경쟁력 등 '사업계획의 타당성'에 대해 충분한 심사도 할 예정이다.
1사1라이센스 유연화도 진행된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중 정책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1사1라이센스 허가 정책을 유연화하는 세부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플랫폼의 보험서비스에 대한 규율체계 마련 △맞춤형 혁신보험 등에 대해서 혁신금융서비스 적극 지정 △플랫폼의 보험대리점 진입 허용으로 소비자 접근성 확대 △부가보험(특약)판매 관련 불완전판매 점검 등 안내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보험업 미래전망과 경쟁도 평가'에서 제시된 정책과제를 구체화해 '보험산업 신뢰와 혁신 로드맵'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