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처리비, 실질적 재산상 이익 제공하는 것"
대연8구역, 총회 열고 새로운 조합장·임원 선출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 재개발로 꼽히던 대연8구역의 시공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당시 후발 주자로 나섰던 포스코건설은 단독 시공과 함께 '민원처리비'로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렸지만, 법원에서는 이를 두고 시공과 관련 없는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한 것이라며 시공사 효력을 정지시켰다.
9일 대연8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제3민사부는 조합원들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총회결의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지난 10월 '시공자 선정의 건' 및 '선정된 시공자 계약 체결의 건' 등이 진행된 총회의 결정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총회에서 결의된 효력은 본안 판결 확정 시까지 정지된다.
법원은 포스코건설이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사업제안서 등을 통해 입찰참가규칙 및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서 금지하고 있는 민원처리비와 같은 시공과 관련이 없는 사항에 대한 금전이나 재산상의 이익 제공을 제안했고, 이런 부정행위가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포스코건설이 채택되는 결의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포스코건설은 사업제안서 등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민원처리비라는 명목으로 3000만원을 획일적으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했고, 그 지급시기는 시공사 선정으로부터 1주일 후이며, 지급방법은 입찰보증금 규모와 무관하고 조합 총회 상정 여부와도 상관없이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법원은 이에 대해 △조합원 개인에게 3000만원이라는 확정적인 금원을 지급 △조합원은 이에 대해 개별적인 상환 책임을 지지 않음 등이 실질적인 재산상의 이익 제공을 제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건설은 이같은 결정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민원처리비는 당초 제안 시에도 개별 세대당 3000만원을 직접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도급비에 포함돼 조합에 일률적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실제 효력을 정지시키는 것이 아닌 본안까지 멈추는 가처분결정이며, 회사에서는 곧바로 이의신청을 제기했다"라며 "만약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부산 고등법원에 항고할 예정이며, 본안소송에서도 민원처리비가 적법하다는 것을 입증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이번 법원의 결정은 물론 조합 내부 갈등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사업기간은 더욱 지체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 대연8구역 조합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에서는 당연히 문제없다며 소송을 길게 끌고 갈 테고, 본안소송까지는 최소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조합 내부에서도 포스코건설을 지지하는 세력과 아닌 세력 간 내부 갈등이 불거지는 등 아무래도 사업 지연의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합에선 이날 오후 1시 부산 남구 용호동 일대 차고지에서 임·대의원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었다. 임시총회 결과, 정성수 조합장 후보가 담도검 후보를 제치고 새로운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이외에도 △감사 2명 △이사 6명 등이 새로운 조합 임원으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