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는 반사이익을 얻어 실적 상승 효과를 봤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의 연결 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2486억원으로 전년 1조8326억원 대비 4160억원(22.7%) 증가했다.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곳은 DB손해보험이다. DB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5637억원으로 전년 대비 47.5% 늘었다. 이는 손해율 개선에 따른 보험영업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D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9%로 전년 대비 4.7%p 줄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573억원으로 전년대비 17.3%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85.6%로 전년대비 5.8%p 감소했다. 현대해상도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이 3319억원으로 23.3% 늘었으며,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84.7%로 4.3%p 개선됐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가장 집중하고 있는 종목인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었고, 영업이익이 개선되면서 순이익이 증가했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318억원으로 전년대비 43.3% 올랐다.
이처럼 손보사의 실적 개선은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줄어든 영향이 가장 컸다. 실제 주요 손보사들은 지난 2019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9.8%를 기록한데 비해 올해는 80%로 대폭 하락했다.
반면 KB손해보험은 빅5 중 유일하게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K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85% 선으로 낮추며 실적 기대감을 키웠지만 미국 호텔 투자로 영향을 받았다. 호텔 투자액 손실 충당금 등을 쌓느라 KB손해보험의 당기순이익이 1639억원으로 전년대비 30%나 급감했다.
롯데손해보험도 장기보장성 보험의 성장으로 적자를 면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자동차보험 및 장기저축성보험 축소에 따른 매출액 감소로 순이익이 줄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투자자산 손상 반영의 영향도 미쳤다. 롯데손보는 손해율 개선과 사업비 절감 등으로 지난 2019년보다 무려 2200억원을 아끼고도 투자 이익이 1816억원이나 감소하면서 지난해 1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67.6% 대폭 하락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실적은 자동차보험 등 손해율 개선 효과를 봤다"며 "하지만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적은 만큼 손해율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실적 개선이 유지될지는 지켜봐야할 사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