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당국이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 종료 후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일시에 집중되지 않도록 다양한 장기·분할상환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협회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 등이 참석했다.
은 위원장과 금융협회장들은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을 고려해 다음달 말 종료될 예정인 '중소기업·소상공인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6개월 연장하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특히 유예조치 종료 후에도 차주가 상환방법, 기간 등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권은 '연착륙 지원 5대 원칙'에 따라 다양한 상환 방안을 마련해 다음달 초 금융당국에 제시할 계획이다. 5대 원칙은 △차주 상황을 고려한 최적의 상환방안 컨설팅 제공 △유예 원리금 분할상환시 유예기간 이상의 상환기간 부여 △유예기간 중 발생한 이자는 상환방법·기간 관계없이 총액 유지 △중도상환수수료 없는 조기상환 가능 △차주가 상환방법·기간에 대해 결정 등이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따른 금융권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도 함께 연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간담회에서는 또 한국판 뉴딜 성공을 위한 금융권 역할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은 위원장은 "우리 금융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혁신적 투자기회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금융혁신,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중금리대출 활성화 등 주요 금융정책 과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금융업권은 중·저신용자가 위험 대비 과도한 금리를 부담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금리산정체계를 점검하는 한편, 신용평가모형도 고도화하기로 약속했다.
한편, 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씨티은행의 한국 철수설에 대해 "아직 기사 내용밖에 보지 못해 코멘트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이 금융중심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 달리 외국계 금융사의 이탈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외국계 금융사가 오고 안 오는 것은 비즈니스모델 문제"라며 "한국 경제가 활력을 찾고 많은 비즈니스가 있으면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핸디캡(세금)을 들고 가면서도 우리가 매력적으로 끌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경쟁력을 발전시켜 외국계 금융사를 끌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