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 잔액이 1726조원을 돌파해 지난 분기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전분기말 대비 44조2000억원 불어난 172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은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4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및 전년동기 대비 모두 확대됐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및 기타대출 모두 증가폭이 확대됐으며, 예금은행 및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증가폭이 확대된 탓이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84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26조원) 대비 28조9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예금은행은 주택 매매거래량 증가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확대된 가운데, 주택·주식자금 수요 등으로 기타대출도 전분기에 이어 크게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2분기 29만6000호, 3분기 30만9000호, 4분기 35만호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 협동조합, 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2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이 증가로 전환된 가운데,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기타대출 증가폭 3조1000억원에서 6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기타금융기관은 여신전문회사 등을 중심으로 기타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됐으며, 주금공 정책모기지론 양수액 감소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축소됐다. 카드회사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2·4분기 32조5000억원에서 3·4분기 33조4000억원, 4·4분기에는 34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판매신용 잔액은 전분기 말 대비 2000억원 감소한 9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소비 감소 등으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