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대손비용 88.7%(3.3조) 급증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1조60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늘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한 대손비용, 판매관리비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3조9000억원) 대비 11.5%(1조6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이자이익은 41조2000억원으로 전년(40조7000억원)보다 1.2%(5000억원) 소폭 증가했다. 이는 순이자마진(NIM)이 0.15%포인트(p)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9.7% 늘어난 데 기인한다.
대출·예금에 수반되는 기금출연료·예금보험료 비용을 뺀 이자이익은 36조원으로 직전년도와 견줘 1000억원가량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은 7조3000억원으로 전년(6조6000억원) 대비 11.7%(8000억원) 증가했다. 금리 하락에 따라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4000억원 늘고, 환율 변동성 확대로 외환·파생상품 관련 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 신탁 관련 이익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영업이 위축되면서 같은 기간 3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24조1000억원으로 전년(23조7000억원)보다 1.9%(5000억원) 높아졌다. 인건비가 4000억원 증가한 가운데, 물건비는 235억원 늘며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7조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반영,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며 전년(3조7000억원) 대비 88.7%(3조3000억원)나 늘었다. 영업외손실은 9000억원으로 전년(1조1000억원)보다 손실액이 3000억원 축소됐으며, 법인세비용은 순이익 감소 등으로 13.5%(7000억원) 낮아진 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손익비율을 보면 국내은행의 총자산수익률(ROA)은 0.53%,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5.63%로 지난 2019년보다 각각 0.1%p 1.09%p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