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배당성향 47.2%···메리츠證 총액 2226억 '업계 최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저마다 배당을 확대하고 있다. '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대거 진입으로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벌인 만큼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정책에 나서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올해도 이 같은 배당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전날 공시를 통해 보통주 1주당 3000원, 우선주 1주당 4422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가배당율은 2.4%이고, 배당금 총액은 772억원이다. 지난해(578억원)보다 33.6%(194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보통주 주당 1000원을 더 늘려 지급키로 했다.
키움증권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 9689억원, 순이익 7034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각각 105%, 94% 급증, 증권업계 실적 2인자 자리를 꿰찼다. 특히 '동학개미운동' 수혜를 가장 크게 입으면서 최대 실적을 시현했는데, 이를 반영해 고배당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고자 한 것이다.
매 분기 깜짝실적을 내고 있는 메리츠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배당을 한다. 지난해(1357억원)보다 무려 64%(870억원) 늘린 2227억원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도 2019년과 지난해 1500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했지만, 올해 2107억원으로 40%가량 확대했다.
증권사 중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곳으로 거론되는 대신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200원과 우선주 1250원 등 총 804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전년보다 주당 200원씩 늘려 지급한다. 시가배당율은 보통주 8.59%, 우선주 10.91%다.
2020년 회계연도 배당성향은 별도실적(1704억원) 기준 47.2%다. 기존의 배당성향 가이드라인인 30~40% 수준보다 다소 늘어난 규모다. 23년째 현금배당을 해 온 대신증권은 향후 보통의 경영환경 하에서 30~40% 수준의 배당정책을 유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 가장 먼저 배당을 공시한 삼성증권은 보통주 1주당 2200원의 현금배당을 한다. 삼성증권은 2017년 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1000원을 지급한 후, 이듬해부터 1400원, 17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이에 따라 배당금 총액도 893억원에서 1965억원으로 수직 증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보통주 기준 배당금을 지난해 주당 345원에서 550원으로 올렸다. 우선주에도 주당 383원씩 지급하면서 총액은 174억원에서 321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교보증권은 소액주주는 주당 450원, 최대주주는 300원씩 차등 배당한다. 배당금 총액도 54% 증가한 215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환경에도 동학개미들의 잇단 유입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낸 증권사들이 배당을 확대했다"며 "올해도 개인 투자자들의 높은 점유율 속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일관성 있는 배당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