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출발' 해외수주···300억달러 'OK'·성장 흐름 '글쎄'
'조용한 출발' 해외수주···300억달러 'OK'·성장 흐름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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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전년比 32%↓···수주 건수 제외한 대부분 지표 '하락'
"올해 수주 감소 전망 ···'역대급' 국내 시장으로 눈 돌릴 것"
가즈프롬네프트의 러시아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 프로젝트 현장 전경. (사진= DL이앤씨)
가즈프롬네프트의 러시아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 프로젝트 현장 전경. (사진= DL이앤씨)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수주 실적이 연초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초부터 굵직한 해외수주 실적이 잇따라 발표되며 순항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는 카타르에서 초대형 LNG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조용한 1분기를 보내고 있다. 업계에선 300억달러 돌파는 가능하겠지만 전년 수주고를 넘기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이날까지 총 65억1711만달러(7조3174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95억7565만달러)과 비교해 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공건수가 전년 대비 18%(302건)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수주건수 -21% △진출국가 -16% △진출업체 -9% △최초진출 -40%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연간 총 5억달러를 기록한 태평양·북미 지역의 경우 이미 1분기에만 15억달러의 수주고를 기록했으며, 유럽에서는 흑자 전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전체 수주 규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으며, 주력 시장인 중동·아시아 시장의 성장세는 예년만 못하다. 최근 현대건설·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에서 발표한 수주 내용(페루 신공항 부지 공사, 러시아 정유공장 현대화)은 반영되지 않은 결과로, 향후 통계는 일부 조정될 수 있다.

지난해 해외수주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에 따른 우려에도 불구하고, 재작년 중동의 정세 불안 등으로 발주 및 계약 체결이 미뤄졌던 대형 프로젝트 계약을 여럿 수주한 바 있다. 특히 중동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 계약들이 성사되면서 훈풍이 이어졌고, 당초 목표액인 연간 300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351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삼성물산의 카타르 LNG 수출기지(1조8000억원)의 초대형공사를 제외하면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연초부터 대형 프로젝트가 터져나온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맞다"며 "해외건설 수주는 단기간 내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한 번 수주를 하기 위해 몇 년간 프로젝트 영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연초 실적으로 연간 실적을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연초 저조한 수주 기록 흐름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연간 해외수주액은 소폭 줄어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세계적으로 인프라 건설 발주는 증가하겠지만 모든 국가들이 해외건설 수주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국내 변수도 존재한다. 인프라 등 정부의 공공건설부문 확대에 따라 지난해 국내 건설수주(194조원)가 역대 최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기 때문에 리스크가 큰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에서도 올해 해외건설수주액은 지난해 대비 8.83%(31억달러) 감소한 320억달러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큰 폭으로 늘었던 중남미 수주액이 과거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어 주요 시장인 중동·아시아 증가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부양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활성화됨에 따라 교통분야 및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는 친환경에너지 분양에 대한 수주 확대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공통적으로 △해외건설 수요 증가 △국제 유가 오름세 등의 긍정적 요인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해외수주의 목표치이자 기준선인 300억달러 돌파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이고, 국제 유가도 예상보다 빠르게 높은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시장 상황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는 유가 회복세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해외 건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따라 증가분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다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해외수주를 늘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는 분명히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수주를 얼만큼 할 수 있는지, 상대적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는 전략에 따라 향후 수주 기록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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