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금융소비자법(금소법)이 시행되면서 카드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가장 높았던 리볼빙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소법 적용 대상에 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 등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의 리볼빙 이월 잔액이 5조5150억원으로 3년전보다 13% 늘어났으며, 이용자도 245만6300명으로 1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이용자가 약정된 결제일에 최소의 금액만 결제하고 나머지 대금은 대출로 이전할 수 있는 제도다. 사용 기간이 늘어날수록 이월되는 금액에 따른 수수료도 증가해 카드사엔 큰 수익을 제공한다. 현재 업계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은 18~21% 수준에 달한다. 연체 이력이 남지 않아 당장 카드 대금 납부 능력이 부족한 이용자에게는 유용할 수 있지만, 높은 수수료와 채무 상환 부담은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카드사가 고객에게 충분한 사전고지 없이 리볼빙 서비스를 가입시키는 행위를 벌여, 수차례 불완전판매 문제로 논란이 되어왔다. 리볼빙은 카드사들에게 주요 수익원으로 거듭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리볼빙 가입 회원을 늘리기 위해 마케팅 등으로 외부 노출을 늘리며 수익을 늘려나가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7개 전업계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 수입비율은 평균 17.58%다. 수수료 수입비율은 해당 서비스의 전체 취급 금액에서 카드사가 취하는 수수료 비율을 말한다. 세부적으로는 현대카드 19.82%, 국민카드 18.40%, 롯데카드 18%, 하나카드 하나카드 17.66%, 신한카드 17.50%, 우리카드 16.58%, 삼성카드 14.82%다. 이는 카드사가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로 얻은 수익을 연평균 금리로 환산한 것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수수료가 높다는 의미다. 카드론의 수수료 수입비율이 평균 13.56%인 것과 비교하면 리볼빙 수수료 비율이 높은 편이다.
앞으로는 리볼빙의 경우 금소법상 규제가 적용돼 적극적인 영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가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련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소법에 따라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해 리볼빙 등 영업 관리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이라며 "금소법을 위반한 첫 타자가 되지 않기 위해 전 카드사가 불완전판매 강화에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법 시행에 따라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등 아쉬운 부분을 제기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했지만, 금소법 취지에 맞게 더 강화된다면 아무래도 전보다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금융사들이 영업을 할때에도 인적과 시간 등 자원을 투자해 장사를 하는 것인데, 녹취 등으로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등 영향을 받게 되는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 사전에 경우의 수를 두고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