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선출 미뤄져, 일반분양 일정 안갯속으로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둔촌주공'이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 진입을 앞두고 조합 내부 갈등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 조합 측은 최근 새 조합장과 임원 등 신규 집행부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일부 조합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사업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져, 올해 일반분양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조합은 다음달 29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을 새로 선출할 예정이다. 조합은 지난해 기존 조합장이 해임 된 후, 약 9개월간 둔촌주공은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이에 조합은 새로운 집행부를 결성하기 위한 임시총회를 지난 4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2일 일부 조합원들이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했고, 서울동부지방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결국 임시총회를 열지 못하게 됐다.
법원이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건 '대의원 선출' 때문이다. 법원은 직무대행 체제에 있는 둔촌주공이 임시총회에서 대의원을 새롭게 선출하는 것은 통상 사무범위를 벗어난 안건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둔촌주공 조합 관계자는 "사업의 진행속도를 내려고 대의원 선출까지 진행하려고 했던 건 우리가 잘못이다"며 "다음달 다시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통상업무 내에서만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번 임시총회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합장을 포함한 감사, 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대의원 선출이 미뤄지면서, 둔촌주공의 일반분양을 올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대의원은 사업을 의결하고 예산을 승인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총회 때 상정 될 안건에 대해서 대의원회의에서 진행해 이들이 일반분양까지 의견을 같이 하지 않으면 사업일정은 미뤄질 수밖에 없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조합 내 갈등은 없는 곳이 드물다"면서도 "내부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대의원들이 예전 조합장과 함께 했던 사람들이라면 둔촌주공은 올해 안에 일반분양을 어려울 듯 싶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둔촌주공은 '분양가'로 인해 내부갈등이 고조화됐다. 당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일반분양가인 3.3㎡당 2978만원을 받고 속도를 빠르게 내야 한다고 주장했던 구 조합장 측과 늦더라도 분양가를 더 높게 받아야한다는 비대위 측이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구 조합장이 퇴진하고 기존 집행부가 해임되면서 일이 마무리 되는 듯 했지만, 임시총회 무산을 보면 아직 조합 내 갈등의 여지가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둔촌주공의 일반 분양가는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과 건축비 등을 고려하면 3.3㎡당 평균 3500만~3900만원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둔촌주공은 서울 강동구 둔촌1동 일대에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다. 일반분양 물량은 4786가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