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영역 넓히는 시중은행···'글로벌 공략' 속도전
해외영역 넓히는 시중은행···'글로벌 공략'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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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싱가포르지점 예비인가·농협銀, 홍콩지점 최종인가
"불확실성 커도 해외 사업 더 미룰 수 없어···지속 확대 검토"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발목이 잡혔던 은행권의 해외 진출 전략이 다시금 속도를 내고 있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와 더불어 더이상의 이자이익 확대가 어려운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계획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3일 싱가포르통화청으로부터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이번에 획득한 인가는 홀세일 뱅크 라이선스다. 최종 인가로 지점을 설립하면 국민은행은 현지 통화 기반 리테일 업무를 제외한 기업금융, 투자금융, 자본시장 관련 업무는 물론 증권업까지 포함한 모든 업무를 취급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은행은 아시아 금융허브로 불리는 싱가포르를 글로벌 투자금융과 자금조달 거점으로 삼아 해외 네트워크를 지속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글로벌 부문을 핵심 비즈니스 중 하나로 꼽고 해외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엔 기존의 홍콩, 중국의 여신 심사뿐 아니라 미주와 유럽을 제외한 글로벌 전 지역의 여신심사 업무를 전담하는 아시아심사센터를 신설한 바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미화 조달 시장"이라며 "지점 설립을 통해 투자금융, 자본시장 관련 서비스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29일 홍콩 금융관리국으로부터 홍콩지점 설립을 위한 최종인가를 획득했다. 농협은행 홍콩지점은 점포임차 및 전산개발 등 지점설립 절차를 거쳐 연내 영업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홍콩에 기업금융 수요가 많고 아시아 각국의 투자금융(CIB) 정보가 집중되는 만큼, 홍콩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농협은행 측은 홍콩진출을 통해 기업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신디케이티드론 중심의 투자금융 확대·외화조달창구 다변화 등 글로벌사업의 질적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은행 역시 지난달 베트남 현지에서 새로운 박닌지점을 신설했다. 당초 올해 지점 계획을 수립할 때만 해도 연내 해외 점포를 늘리지 않기로 했으나, 박닌지역 리테일 영업 확대를 위해 시내에 새 박닌지점을 개점했다.

지난 2017년 6월 신설한 기존 박닌지점은 삼성전자출장소로 전환해 옌퐁 공업단지 내 고객들에게 금융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총 15개의 영업점 네트워크를 보유한 베트남우리은행은 연내 추가로 5개 지점을 개설할 계획"이라며 "해외 점포 출점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은 해외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는 추세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살펴본 국내 은행들의 해외점포(지점·사무소·현지법인) 수는 지난 2012년 100개를 돌파한 후, 지난해 말 189개까지 늘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올해 해외 점포를 총 10곳(현지법인 자지점(子支店: 현지법인 아래 조직) 포함)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사업 불확실성이 여전해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이 은행 대출 규제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다 초저금리로 국내에서 은행들의 영업 기반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업계가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요인 중 하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엔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점포 전략에 속도 조절이 불가피했다"면서 "올해도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긴 하나, 국내보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금융 마진을 감안하면 글로벌 사업은 수익 다각화를 위한 핵심 전략이다. 기존에 투입한 자금 문제와 먹거리를 계속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해외 진출은 더이상 미루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가 길어지면서 은행들의 해외사업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의 신남방 정책 등에 부응해 미얀마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 사업 계획은 당분간 속도를 낼 수 없게 됐다. 국민은행의 경우 올 1분기 에야와디와 바고 지역에 MFI 지점을 새로 열 계획이었나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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