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K-ICS 선제적 대비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푸본현대생명이 계획보다 빠르게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이에 RBC(지급여력)비율이 크게 상승하고, 2023년 도입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앞서 선제적으로 자본적정성을 개선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458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주급납입은 오늘 중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7월 9일로 예정돼있던 유상증자 일정을 17일이나 앞당긴 것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인해 RBC(지급여력) 비율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3월 말 기준 보험회사 RBC비율 현황'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 RBC비율은 178.0%로 전월말 대비 39.1%나 떨어졌다.
RBC(Risk Based Capital)는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에 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지표가 100% 미만이면 경영 개선 명령을 통해 퇴출까지 될 수 있다. 보험사 주요 자산이 퇴직연금인 경우엔 200% 선을 유지할 것을 권유받는다. 푸본현대생명보험은 옛 최대주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등의 퇴직연금 인수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어 200% 이상을 상회해야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2023년 도입될 신지급여력제도(K-ICS)는 퇴직연금의 신용위험과 시장위험을 RBC 산출식에 새롭게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푸본현대생명은 반영해야 하는 리스크 값이 커진 만큼 현행 재무건전성 지표를 적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하반기부터 독립보험대리점(GA) 채널을 재가동할 계획에도 운영자금이 확보 될 것으로 보인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2017년 사업비 절감 등의 이후로 GA채널을 폐쇄한 이후 약 4년만에 다시 GA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달 GA채널 재개를 위한 자체적인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다. 또 GA채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기존 제휴를 맺은 업체들과 영업 재개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관련 전문가들을 임원으로 영입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들이 IFRS17 도입이 당장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미루던 유상증자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며 "RBC에 예민한 중소형사들은 전반적으로 유상증자와 후순위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