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주현 기자] "'날아라 슈퍼티몬' 게시판에서 장 대표가 직원들한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며 첫 글을 남겼는데, 오타가 나 '가지소개'가 되자 몇몇 직원이 재미있어 하면서 본인을 '가지'로 소개하자 모든 직원들이 따라했다. 엠제트(MZ)세대 직원이 90%인 회사답게 소소한 재미를 찾아 일종의 '밈'(meme·모방 가능한 온라인 놀이 문화)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지난 6월29일 티몬은 임직원들이 장윤석 공동대표이사를 '가지 대장'이라 부른다며 그 사연을 소개했다. 티몬 설명을 종합하면, 6월16일 장 대표가 취임한 뒤 회사가 "정보기술(IT) 스타트업 같은 분위기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스타트업 창업자 출신 장 대표가 '톱다운' 방식 소통에서 벗어나 직원과 리더 간 또는 직원과 직원 간 자유로운 소통에 힘쓰는 덕분이다.
"만일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거나,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 주지 마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갖게 하라."
6월16일 장 대표가 티몬 임직원들한테 처음 보낸 전자우편(이메일)을 통해 자신이 좋아한다며 소개한 글귀다. '어린 왕자'를 지은 프랑스 소설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말을 내세워 직장 동료들에게 자신은 '동기 부여'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알려준 셈이다.
장 대표는 21일 오후 서울 대치동 티몬 사옥에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티비온'(TVON)을 통해 임직원들과 실시간 소통하는 방식으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새로운 회사에 입사했다고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이날 그는 "좋은 자산을 가지고 있는 티몬의 커머스 디엔에이(DNA)에 '콘텐츠 DNA'를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할 것"이라며 "티몬만의 커머스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장 대표가 임직원들을 상대로 커머스 DNA와 콘텐츠 DNA의 유기적 결합을 강조한 이유는 티몬의 라이브 커머스 사업을 맡아서다. 서울파이낸스가 확인해보니, 티몬은 장 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 아트리즈의 인수합병(M&A) 절차를 밟고 있다. 아트리즈는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피키캐스트'를 운영 중인데, 장 대표는 '피키캐스트의 아버지'로 불린다.
장 대표는 티몬 임직원들에게 '스타트업 마인드'를 강조했다. "아예 티몬이라는 스타트업에 새로 입사했다고 생각하라. 스타트업인 만큼 수평적 소통에 기반을 둔 실행력과 행동력이 중요하다"는 게 장 대표 주문이다. 그는 "같이 일했을 때 배움이 있고, 설레야 하고,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보자는 믿음이 있는 동료"가 되자며, 원활한 소통을 위해 직급 폐지와 함께 영어 이름으로 회사 내 호칭을 바꿀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영어 이름은 '조이'(joey)라면서 '조이 대표'나 '조이님'이라 부르면 호칭을 바꾸는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
6월23일 장 대표는 티몬 임직원 모두 참가할 수 있는 토론회를 열어 새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100여명은 장 대표에게 스스럼없이 질문을 던지며 혁신을 꾀하는 회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티몬 쪽은 "장 대표가 직접 분명한 메시지를 담은 전사 메일을 수시로 발송하고 게시판에 답을 달며 직원들과 소통한다. 장 대표의 솔직한 소통 방식이 젊은 직원들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를 앞세운 티몬의 라이브 커머스 사업은 피키캐스트를 중심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티몬이 피키캐스트 사업까지 경험할 수 있는 '티키타카'란 후원자(서포터즈) 모집에 나섰기 때문이다.
오는 12일까지 모집하는 티키타카에 대해 5일 티몬은 "대학생 또는 취업준비생 가운데 쇼핑·라이브 커머스·마케팅에 관심 많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이 활발하면 지원할 수 있다"면서 "소정의 활동비, 기념 선물과 더불어 티비온과 피키라이브 현장 견학 및 출연 기회도 주어진다"고 밝혔다. 우수한 활동을 하면 티몬에서 체험형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준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