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GC녹십자의 혈우병 치료제가 중국 시장을 뚫었다. 12일 GC녹십자는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GreenGene F, 베록토코그알파)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개발된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혈우병 치료제가 중국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린진에프는 3세대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A형 혈우병 치료제다. GC녹십자가 세계 세번째, 국내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해 2010년 출시했다. GC녹십자는 이 제품의 글로벌 개발 계획을 한차례 수정했는데, 2016년 당시 미국 임상을 조기에 중단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공표하며 개발 논란에 정면돌파했다.
GC녹십자는 그린진에프의 중국 임상에서 주요 평가 지표를 모두 충족하는 결과를 얻었다. 1차 평가 지표인 지혈 및 출혈 예방에서 치료제 주입 뒤 8시간 안에 증상이 개선된 환자가 80%에 달했으며, 2차 지표인 연간 출혈·관절 출혈 빈도는 94% 개선됐다.
GC녹십자는 지난해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 승인에 이어 혈우병 치료제 허가로 중국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 GC녹십자에 따르면 중국의 A형 혈우병 전체 환자 중 치료를 받는 환자는 40%다. 신규 처방 대상이 적은 편인 다른 나라와 달리 시장 잠재성이 충분하다. 이에 중국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2028년 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린진에프 현지 마케팅과 판매는 계열사 GC차이나가 맡는다. GC차이나는 중국 혈장 유래 혈우병 치료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회사이기도 하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이번 승인으로 중국 혈우병 환자의 치료를 위해 이어온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며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한 조속한 상용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