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뉴욕증시는 델타 변이 확산 우려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불안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1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6.57p(0.19%) 하락한 3만4894.1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53p(0.13%) 오른 4405.80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5.87p(0.11%) 상승한 1만4541.79를 나타냈다.
이날 투자자들은 기업실적, 코로나19 확산, 경제지표, 연준 자산매입 축소 시기 등에 주목했다.
미국 대표 백화점인 메이시스는 2분기에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메이시스는 지난 7월31일로 끝난 2분기에 매출 56억50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1.2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이다. 메이시스의 주가는 이날 20% 가까이 급등했다.
기업실적 호조에도 전일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7월 회의 의사록의 여파는 여전히 증시에 남아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자산매입 축소에 나서기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만큼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 연준이 8월 26일부터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 또는 9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추가 시그널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준 일정과 운영상의 고려사항으로 11월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약간의 온도차를 보였다.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고용시장 회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 노동부는 19일(현지시간) 지난 14일로 끝난 한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2만9000명 감소한 34만8000명을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던 지난해 3월 14일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36만5000명도 밑돌았다.
하지만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관할지역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연은 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했다. 8월 필라델피아연은 지수는 전월 21.9에서 19.4로 하락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22를 밑돌았다.
한편, 7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9% 상승한 116.0을 기록했다. 지수 상승폭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7%를 넘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제 회복세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는 주가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델타 변이는 7월을 지나면서 급격히 증가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추정 데이터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미국내 신규 감염의 98.8%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수는 14만893명으로 2주 전보다 47% 증가했다. 일일 평균 사망자수는 809명으로 2주 전보다 97% 증가했다.
종목별로 보면 이날 모더나 주가는 장중 5% 이상 하락했고, 화이자도 1%대 하락했다.
전일 암호화폐 투자 증가에 따른 실적 호조에 급등했던 로빈후드는 10% 이상 하락했다. 월가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기록한 엔비디아는 3% 이상 주가가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 가까이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 금융, 산업, 소재 관련주가 하락했고, 필수소비재, 헬스, 유틸리티, 기술, 통신 관련주는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이 좋았지만 델타 변이 확산 속에서 미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증시 조정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5.4%로 반영했으며, 50bp 이상 인상 가능성도 0.1%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0p(0.46%) 상승한 21.67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