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최근 일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의 과도한 주가 급등이 발견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스팩 이상급등 종목을 기획감시한 결과 일부 종목에서 불공정 거래 혐의가 발견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6월 중 주가상승률이 과도한 스팩 17종목을 대상으로 기획감시를 실시한 결과, 7종목에서 불공정거래 혐의사항이 발견돼 심리의뢰를 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 7종목은 주가급등구간에서 일부 계좌의 이상호가제출을 통한 시세조종 의심사안이 발견됐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를 의미한다. 스팩이 우량기업을 발굴해 인수·합병하면, 해당 기업은 스팩을 통해 주식시장에 우회상장할 수 있다. 스팩은 상장 후 3년내 합병해야 하며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한 경우에는 상장폐지된다. 다만 상장폐지가 되더라도 공모가에 이자를 추가해 지급하기 때문에 안전한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불공정거래 혐의사항이 발견된 스팩은 변동성 완화장치(VI) 발동에 따른 단일가매매(2분) 시간중 예상가와 매수·매도 양방향 시세에 관여하는 매매양태를 보인 계좌군이 존재한다는 특징을 보였다. 장중 가격급등에 따른 정적VI 발동시 대량의 매수호가를 제출하고 VI종료 직전 취소하는 방식으로 예상가에 관여했다. 또 소량의 매수·매도호가를 반복 체결시키며 과도한 양방향 시세관여를 나타낸 연계계좌군 발견됐다. 연계군 내 시세관여 상위계좌와 체결 상위계좌 간의 매매양태 차이가 확인되며, 서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획감시를 실시한 스팩 17종목을 포함한 다수의 급등 종목에서 VI단일가 시간대 대규모 매수호가를 제출한 주요 계좌들의 평균적인 매수 체결율(호가수량 대비 체결수량)은 0~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합병대상 기업의 확정 등과 상관없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는 스팩 종목의 경우, 이후 주가급락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VI단일가 시간대 예상가급변 종목이나 단주 매수-매도 체결이 과도하게 반복되는 종목에 대해서도 투자유의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번 심리의뢰 건들에 대해 심리 진행 후 관계기관에 조속히 통보할 예정"이라며 "동시에 주가급등 종목에서 반복적으로 시세관여하는 계좌 등에 대해 집중적인 예방조치를 실시해 적극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