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8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한 달간 23만5000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75만건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CNBC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이날 고용보고서를 통해 7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23만5000건 늘었다고 밝혔다. 앞서 업계에서 전망한 75만건 수준과 비교하면 31% 수준에 불과한 규모이자 지난 1월 4만9000건을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미국 비농업고용지표는 지난 3월 26만6000건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4월 55만9000건 △5월 55만9000건 △6월 85만건 △7월 94만3000건 등 4개월 연속 상승해왔다.
실업률은 5.2%로 전월 5.4%와 비교해 0.2%포인트(p) 내려갔고, 경제활동참가율은 61.7%로 전월과 동일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고용지표 충격은 쉽게 예상할 수 없었던 수준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된 ADP 민간부문 신규 고용이 37만4000건 늘면서 시장 컨센서스(60만건) 대비 부족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ADP 민간 부문 고용지표와 정부 고용지표 간 민감도가 떨어졌다. 또한 시기적으로 계절적 특성을 조정 받아 호조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고용시장 회복세가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소비활동이 위축되고 대면 접촉이 많은 일자리를 꺼리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레스토랑·술집 고용은 4만2000개가 감소했고, 소매업·건설업·의료서비스업과 공공 일자리 역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일하러 나갈 수 없다고 응답한 이들은 지난 7월 520만명에서 8월 560만명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충격적인 고용지표 발표는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조기 도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의 전제 조건으로 '완전 고용'을 내세운 바 있으며, 업계에서도 물가 및 집값 상승 여파에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실제 델타 변이발 고용 충격은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고, 이는 곧 연준의 테이퍼링 도입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뉴욕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3일(미 동부시간) 오전9시51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2.63p(0.40%) 낮은 3만5301.19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