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의 재기를 돕기 위해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에서 추가적으로 개선할 사항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유예 방안에 대해선 오는 16일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열린 서민·취약계층 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만기연장·이자상환유예 방안을 발표하면서 자영업자 채무조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오는 16일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 등 6개 협회장들과 만나 코로나19 대출과 관련해 가계부채와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 등과 관련한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운영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6개월씩 두 차례 연장됐다. 예정대로라면 이달 종료돼야 하지만,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한 차례 더 연장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 7월 말 기준 만기가 연장된 대출은 209조7000억원, 원금 상환 유예와 이자 상환 유예 규모는 각각 12조1000억원, 2096억원이다.
앞서 고 위원장은 지난 10일 5대 금융지주과의 간담회에서도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부분에 대해 얘기 나눴는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한 방안을 만들자고 했다"면서 "이견이 있는 이자상환 유예의 경우 다음주 방안이 발표되기 전까지 생각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고 위원장은 가상자산업권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여러 가상자산업권법이 국회에 올라가 있는데 이에 대한 기초적인 것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업권법을 정리해 어떤 내용이 (제도 안으로)들어갈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날 카카오가 상생방안을 내놓은 만큼 빅테크에 대한 규제 완화의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중에 입장을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법정 최고금리 인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라 저신용·저소득자에 대한 자금공급 우려가 여전한 만큼, 서민·취약계층에게 충분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빚을 갚기 어려워진 자영업자의 재기를 돕기 위해선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에서 추가적으로 개선할 사항을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당면한 금융환경을 고려해 정책서민금융을 유연하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려워진 자영업자 분들에게는 만기연장·상환유예뿐 아니라 초저금리 대출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 밖에 채무상환이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의 재기지원을 위해 신복위 채무조정에서 추가적으로 개선할 사항도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소득 청년층들이 안정적으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이자에 장려금을 추가해 주는 '청년희망적금' 출시를 위해 관련 예산의 국회 통과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불법사금융에 대해선 단호한 대처를 약속했다. 그는 "서민·취약계층의 삶을 파괴하는 민생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면서 "특히 보이스피싱에 대해서는 제도보완뿐 아니라 경찰 등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모든 순단을 동원해 척결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