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중국 배터리사들의 고성장 속에서 국내 배터리 3사도 분전하면서 순위를 지켰다.
29일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은 총 162.0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배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된 전기차 판매 회복세가 14개월째 장기화한 영향으로,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 시장의 급격한 팽창으로 중국계 배터리 업체들이 세자릿수 증가세를 보여 전체 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1위인 CATL은 올해 49.1GWh가 차량에 탑재돼 지난해보다 210.8%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5위였던 비야디(BYD)도 216.1% 성장하면서 4위(12.5GWh)로 한 계단 올라섰다.
또 CALB(China Aviation Lithium Battery)은 288.1% 성장해 7위(4.6GWh), 궈쉬안(Guoxuan)은 165.7% 성장해 8위(3.2GWh)에 올랐다.
국내 배터리 3사도 비교적 고성장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동기대비 154.4% 늘어난 39.7GWh를 기록해 2위, SK이노베이션은 140.9% 성장한 8.8GWh로 5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77.9% 증가했음에도 다른 업체들의 성장세에 밀려 6위(7.9GWh)로 지난해보다 두 계단 하락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성장은 각 사의 제품을 탑재한 차량 모델들의 판매 증가와 연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Y(중국산), 폭스바겐 ID.4,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의 판매 호조가 이끌었고,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EV, 현대 아이오닉 5, 메르세데스 벤츠 GLE PHEV 등의 판매 영향을 받았다.
삼성SDI는 피아트 500과 아우디 E-트론 EV 등의 판매 증가로 성장세를 보였으나, 폭스바겐 e-골프 판매 급감이 전체 성장폭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계인 3위 파나소닉(21.5GWh)과 9위 오토모티브에너지서플라이(AESC, 2.5GWh), 10위 프라임어스EV에너지(PEVE, 1.7GWh)는 전년대비 52.8%, 10.9%, 33.0% 등 시장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성장률을 기록해 대부분 점유율이 하락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올해 들어 중국계 업체들의 압박에도 국내 3사가 나름 선전하고 있다"면서도 "CATL과 BYD 등 중국업체들의 공세가 단시일내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여 미래가 그다지 밝아보이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3사에서는 기반 경쟁력 강화와 성장 전략 정비 등을 추진하면서 활로를 적극 개척해 나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