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연내 상장 시···KB증권, 미래에셋 제치고 공모 실적 선두로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증시가 각가지 악재에 얼어붙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3분기까지 누적 공모액은 이미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4분기도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 등 '대어'(大魚)가 증시 입성을 예고했는데, 이들의 상장 여부에 따라 증권사 공모 실적도 갈릴 전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신규 상장한 기업은 65개사로 집계됐다. 3분기에만 25개사가 증시 입성을 이뤘다. 누적 공모액은 17조245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46개사, 4조7000억원)보다 3.7배 웃도는 수준이자, 종전 연간 사상 최대 규모(2010년, 10조원)를 일찌감치 갈아치웠다.
IR업체 관계자는 "2010년에는 삼성생명(4조8900억원) 한 곳이 연간 공모액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지만, 올해는 대형 기업을 비롯해 다방면의 알짜 중소기업들의 고른 등장으로 사상 최대 공모액으로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올해 역대급 호황을 맞은 IPO 시장은 4분기 열기가 더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일찌감치 시장의 주목을 받은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은 저마다 이슈로 수차례 미뤄온 상장을 연내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내달 3일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한다. 당초 8월 상장을 예정했지만,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고 일정을 연기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돌연 금융당국발(發) 규제 악재에 직면해 상장을 재차 미뤘다.
금융당국은 핀테크(금융기술) 업체가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영업행위를 '광고'가 아닌 '중개'로 판단, 시정을 요구했다. 금융상품을 중개하는 금융플랫폼은 금융소비자보호법 대상이 되기에 금융회사처럼 금융위에 등록·인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금소법 관련 당국의 지도 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펀드 및 보험 서비스 개편 작업을 시행했고, 이에 대한 내용을 증권신고서의 투자위험 요소에 상세하게 기술해 제출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금소법 적용에 따른 서비스 개편 상황을 투자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공모 규모 10조원에 달하는 '초대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IPO 기업 중에서도 단연 주목된다. 지난 6월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지만,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대규모 배터리 리콜 사태로 상장예비심사기간(45일)을 넘겼고, 일정도 지지부진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중 IPO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배터리 생산이 재개된 만큼 예정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심사 절차가 현재도 진행 중이라 11월 초 승인될 수 있다. 다음 절차인 증권신고서 제출과 공모, 신규상장 심사 등은 모두 한 달 이내 진행돼, 일정만 놓고 보면 연내 상장은 가능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내 상장하기 위해선 11월 중순에서 말까지는 예비심사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리콜 관련 변수가 상존한 터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일정이 미뤄져 12월 중순을 넘기면, 상장은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IPO 시장의 사상 최대 호황으로 증권사들의 상장 주관 실적에도 관심이 높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3분기까지 공모총액 약 8조8332억원(18개 기업)으로 압도적 선두에 올랐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연내 상장을 이룬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KB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올해 공모액 약 4조8339억원으로 2위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내년으로 연기되더라도 KB증권은 3조원대인 한국투자증권(3조5312억원)과 NH투자증권(3조3084억원)을 제치고 순위를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