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국감 데뷔 '진땀'···가계부채·화천대유·암호화폐 (종합)
고승범 국감 데뷔 '진땀'···가계부채·화천대유·암호화폐 (종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수요자도 상환능력 범위 내 대출규제"
가계부채 대책 10월 중 발표···6%대 유지
"늦었지만 수사 중···실명계좌, 은행 업무"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6일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6일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이진희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6일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진땀을 빼야했다. 가계부채, 화천대유, 가상화폐 등 어느 것 하나 녹록치 않은 핫이슈들에 대한 여야의원들의 질타성 질문이 쏟아졌지만 소신발언으로 데뷔전 치고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먼저 18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여야는 대출 증가세를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답변에 공감하면서도 실수요자 피해가 불가피한 총량 관리 방안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손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국정감사 최대 이슈로 떠오른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두고는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관련 자금흐름을 파악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여당은 야당의 요구가 과도한 정치공세라며 맞불을 놨다. 다만,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양측 갈등에 국감 첫날부터 대부분의 상임위원회가 파행됐던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는 평가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 확인···실수요자도 예외 없다

정무위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따른 실수요자·서민층 피해 등의 부작용을 집중 조명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8월 취임한 후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한층 강화됐고, 은행들이 이에 맞춰 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면서 시장 혼란이 가중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계부채에 위기감을 느끼고 관리하는 것엔 동의하지만 총량 규제를 하다 보니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고,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도 미리 받으려는 가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며 "불필요한 가수요를 억제하고 진짜 필요한 서민들에게 돈이 가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단순히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에 더 대출을 해줄지를 정책 수요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명확히 얘기해달라"며 "가계부채 부담을 줄일 필요도 있지만 자영업자 등이 버틸 수 있도록 대출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도 "부동산 실패를 잡겠다고 가계대출 총량 규제라는 미명 아래 은행권은 물론 모든 금융권, 중금리여수신 업체들까지 전방위로 대출 자체가 어렵게 만들었다"며 "그러다보니 곳곳에서 대출이 어려운 서민층, 저소득층의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고 위원장은 "중금리대출 확대와 서민층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지만 지금은 총량 관리가 불가피한 측면에 있다"며 "현재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대출 대부분이 실수요자인데, 실수요자도 가능한한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4월 금융위가 세운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 가이드라인 5~6%에 맞춰 앞으로도 대출 규제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위원회는 가계대출 규제를 한층 강화하는 내용의 추가 대책을 이달 중순 발표할 예정이다.

◇대장동 특혜 두고 불똥 튄 FIU···"자금흐름 파악해야"

가계부채와 더불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도 이날 정무위의 주요 쟁점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대장동 개발 이후 수천억원의 이익을 올린 화천대유자산관리를 두고 수상한 자금흐름이 포착됐음에도 FIU가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특혜와 관련해 FIU가 철저하게 자금흐름을 추적해야 한다"며 "FIU 권한 중 자금에 대한 조사가 법상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계약서상 비밀유지 조항을 이유로 관련(수상한 자금흐름을 포착했는지) 자료나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는데 이는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 위원장은 "FIU가 수상한 자금흐름을 포착하는 것은 맞지만 수사권한이 있는 조직은 아니다"라며 "현재 검경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되풀이했다.

한편, 이날 국감장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이른바 '50억 약속그룹'에 포함된 6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은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나온 것으로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민정수석, 홍모씨 등 6명이 포함됐다.

◇"실명계좌 심사, 은행 업무"···"금융사 내부통제 개선방안 마련"

고 위원장은 가상화폐 자금세탁과 관련한 실명계좌 심사에 대해서는 "은행이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를 했지만 은행 실명 계좌를 받지 못한 거래소들이 많다'는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금융 당국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고 위원장은 "국제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으로 바꿀 순 없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코인마켓 거래만 가능한 업체들이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는 국회와 상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가상화폐(암호화폐)의 상장과 상장폐지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겠다는 방침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자산 상장·폐지 조건에 대한 기준이 없다'고 지적하자 고 위원장은 "암호화폐의 상장과 상장폐지 방식에 대해 가상자산 업법과 관련해 같이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업체의 영업방식 중 투자자 보호 방안이 있는지 금융당국에서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면밀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에도 피해구제 제도를 적용할 수 있을지도 함께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촉발된 내부통제 제도 실효성 논란에 대해서는 "내부통제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답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리은행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대책을 묻는 것에 대한 답변이다. 고 위원장은 "내부통제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운용되도록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