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내년에도 금리 추가 인상 가능"
[일문일답] 이주열 "내년에도 금리 추가 인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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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 정상화, 가격 흐름 등 조금 더 지켜봐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대내외 여건과 경기 회복 흐름이 당초 한은이 예상대로 흘러갈 경우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12일 밝혔다. 내년에도 추가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함께 내비쳐 금리 정상화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1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8월에 금리 인상하면서 경기 개선 여부에 맞춰 완화 정도를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대내외 여건 변화, 경기 회복 흐름을 확인하고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 총재는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국내 경제 견실한 회복세가 예상되고 물가도 예상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불균형도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 앞으로 통화정책은 경제상황에 맞춰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 3월 연 임시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크게 내리고, 5월 금통위에서 다시 0.5%로 인하한 뒤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다가 올해 8월 2년9개월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의 일문일답]

-8월 기준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지. 금리 인상 이후 가계부채, 물가, 자산시장 내 경제주체들의 기대심리에 변화가 있나. 또 금융불균형 위험은 얼마나 완화됐는가?

△8월 금리 인상으로 실물경제가 큰 영향을 받았다고 보지는 않는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에도 실질금리, 여러가지 지표 등으로 본 금융여건은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 8월 기준금리 인상을 긴축 기조로의 전환으로 볼 것이 아니라 완화 정도를 소폭 조정한 정도라는 게 맞다고 본다. 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와 여수신금리는 상승했다. 이에 따라 경제주체들의 차입비용이 증대되고 과도한 수익추구행위, 차입에 의한 수익추구 성향은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그간 금융불균형이 지속적으로 상당폭 누적돼 온 것에 대해서는 한 차례 금리 인상만으로 정책 효과가 곧바로 가시화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화정책으로도 대응을 하지만 금융불균형 영향을 미치는 거시건전성 정책, 주택 관련 정책 등이 일관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한은은 그동안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를 꾸준히 밝혔다. 추가 인상 시기와 횟수 관련해 경제 주요 고려 사항 무엇인가?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지난 회의에서 서두르지도 지체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는데 이번 결정이 지체가 아닌지, 내년에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금리의 결정 추가 조정 여부는 경기 상황, 물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는 지극히 원론적이면서 당연한 말을 먼저 전해야 할 것 같다. 8월에 금리 인상하면서 경기 개선 여부에 맞춰 완화 정도를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내외 여건 변화, 경기 회복 흐름을 확인하고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국내 경제 견실한 회복세가 예상되고 물가도 예상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불균형도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으로 통화정책은 경제상황에 맞춰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다.

-연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려도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다. 적정금리는 최소 1%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적정 수준은 어느정도라고 생각하는가?

△실질 기준금리는 큰 폭의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고 중립금리는 내부적으로 추정한 금리보다 상당폭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서 중립금리를 추진하고 판단하고 있지만 금리 적정 여부를 구체적인 수준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가계부채 목표치 6% 달성을 위해 금융당국 총량규제와 한은의 금리 인상 같이 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가계부채 증가와 집값 상승 억제를 위한 한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가계부채 증가와 집값상승 억제를 위한 한은의 역할이라고 했는데 한은의 역할은 금융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다. 즉 특정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드린다. 금융불균형 완화를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이 선제돼야 한다. 실제 정부와 감독당국도 지난 수년간 거시건전성 정책을 주택 가격 안정화에 맞춰 운용해왔으나 경제주체들의 위험선호나 과도한 차입에 의한 수익추구가 좀처럼 진정되고 있지 않고 있다. 거시건전성 정책이 강화되더라도 저금리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으면 금융불균형 심화 가능성이 있다. 통화정책도 거시건전성 정책에 맞춰 가야한다는 생각이다.

-최근 홍남기 부총리가 국회 기재위 국감에서 소비자동향 결과를 보며 주택값이 꺾이고 있다고 해석했는데 이에 동의하나? 한은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가 실제로 오름세, 하락세 예견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될 수 있는지.

△홍남기 부총리께서 최근 몇가지 지표의 움직임을 보고 근거해 주택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있다고 평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주택시장은 워낙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아 개인적으로는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수 있을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한은이 발표하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지수, 정책 수급상황은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주택 수요자의 심리도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소비자 동향 조사 내 가격 전망도 분명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는 지표로 생각한다.

-정부는 백신접종률이 높아지며 단계적 일상회복 앞두고 있다고 말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하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이 대두되고 헝다 사태로 원달러 환율 크게 오르면서 세계 경제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한은에선 기준금리 인상의 기준인 견조한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하나?

△대외여건을 보면 글로벌 공급 차질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각종 상품 가격 특히 에너지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헝다 사태, 전력난으로 대외 리스크 높아지면서 금리, 주가 변동성도 확대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인의 채권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을 보면 대외리스크의 영향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실물경제 성장률이 다소 완만해진 것은 사실이나 장기적으로는 경기 회복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견조한 수출 흐름이 이어지고 소비도 빠르게 개선이 되면서 성장세는 견실한 움직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비가 7~8월 다소 주춤했지만 9월 백신접종이 가속화되면서 반등세를 보였다. 일상 방역 정책 전환이 이뤄진다면 소비 회복세는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앞선 리스크 요인이 어떻게 전개될 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주의깊게 살펴볼 계획이다.

-스테그플레이션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원자재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공급측 요인이 경기 회복세를 제한하고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팬데믹 이후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본다. 즉 일반적인 스테그플레이션과는 다른 양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성장률 자체가 잠재 수준을 상회하는 견실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보면 스테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올해 물가 상승 전망치(2.1%)가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한은의 물가목표와 차이가 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지난 금통위 회의 이후 국제 유가 상승세가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라고 생각한다. 최근 베럴당 80달러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수급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에너지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만약 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 유가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이 8월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수개월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설정 물가상승률보다 큰 것도 맞다. 다만 금리인상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할 것은 아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통화정책에 굉장히 중요하지만 성장률, 금융불균형도 같이 고려해 통화정책을 결정하고 있다. 앞으로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선 물가, 경기, 금융안정 상황을 같이 놓고 종합 검토할 예정이다.

-최근 원화약세 흐름에 대해서 환율절하 속도, 물가와의 관계 볼때 우려할 상황인가?

△주요국 통화보다 원달러 환율이 다소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이 가시화되고 있고 중국의 헝다 그룹 사태,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요인에 국내 수급 요인까지 가세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물론 환율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대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CDS프리미엄이라, 차입가산금리, KPS프리미엄 등이 안정적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이 예상되고 중국의 신용리스크, 에너지가격 상승 등으로 대외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이를 주의깊게 지켜보면서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다.

-한은에서 연내 추가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7%를 넘었다. 현 채권금리 수준이 오버슈팅은 아닌지? 연준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로 금융시장 불안도 커지면서 10년물도 160bp 넘겼다. 하반기 국고채 매입도 없었는데 매입 계획하고 있나?

△채권금리 절대 수준을 놓고 직접 평가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생각이 든다. 기준금리와의 스프레드는 많이 확대됐지만 올해 평균과 비교해 보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변동성이 확대된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 배경은 8월 금리 인상에 더해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고 경기와 물가 영향, 미 금리 상승 등 대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다. 앞으로 금융시장 상황 면밀히 점검해 나갈 예정인데,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된다면 국고채 단순 매입 등의 안정화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통화정책방향문을 보면 '점진적'이라는 문구가 '적절히'로 바뀌었다. 당분간 물가가 2%에 이를 것이란 것과 비교하면 적절히라는 표현이 더 강해보이는데, 해석을 이렇게 해도 되나?

△적절히는 그야말로 여러 상황, 즉 대외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보면서 맞는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개념이다. 점진적으로라는 의미를 도식화해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완화정도를 점진적으로 한다고 하면 시기, 폭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썼는데 시장에서는 상당수 점진적이라는 것을 연속이 아니다라고 해석해 시정한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에 오류를 줄이고자 '적절히'라고 표현했다. 

-근원물가전망을 8월 1% 초반에서 1% 후반대로 대폭 올라갔다. 근원물가에 대한 전망을 단기간 큰 폭으로 변화시키면 전망 신뢰성에 타격을 입을텐데, 급격한 변화에 이유가 있나?

△의결문에서 근원물가 상승률을 언급하면서 1% 후반이라고 했는데 이는 연간이 아니라 4분기 중 물가상승률을 예상해 쓴 것이다. 4분기 중에는 개인서비스물가가 외식을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가운데 이동통신 요금의 기저효과가 가세하면서 전분기보다 상당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가 관련 소비자 물가에 자가주거비를 포함해야 한다는 견해에 총재님의 의견이 궁금하다.

△자가주거비는 자신의 소유주택에서 거주하는 데서 얻는 주거서비스 비용을 의미한다. 소비자물가에 자가주거비 개념을 포함시키는 것은 필요하지만 제약요인이 큰 것도 사실이다. 먼저 필요성을 보면 소비자물가가 가계소비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를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자가주거비는 추정방법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기초 자료를 적시에 입수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게다가 소비자 물가의 변동성이 지금보다 훨씬 확대되는 현실적인 제약 요인도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유럽중앙은행도 자가주거비를 포함한 소비자물가 공표하겠다고 했지만 충분한 준비기간을 둔 것으로 알고 있다.

-엄지원, 서영경 등 두 금통위원이 연속 금리인상을 주장했다. 점진적이 아닌 빠른 금리 인상 정도로 보면 되나. 향후 연속 금리 인상도 열어두는 것인지?

△사실상 연속으로 하고 안하고는 과거의 관행 문제가 아니라 그때의 상황이 중요하다. 소수의견을 냈다는 것은 지금이 인상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모두 발언에서 말한 것처럼 이달에는 동결하지만 다음달에는 이런 상황을 짚어보고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 지금 금통위가 보고 있는 상황에 벗어나지 않으면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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