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에도 80달러대를 유지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2% 상승한 배럴당 80.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0.23달러(0.27%) 내린 배럴당 83.42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WTI 가격은 전일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종가기준 80달러를 넘어선 후 이날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만 상승 폭은 강보합권 내에서 제한적 수준이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단기 원유 인도물에 대한 높은 프리미엄은 강한 수요와 제한된 공급으로 인한 심각한 공급 부족을 의미한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들이 석유 생산을 늘려 대응할 의지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한 유가는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세계 경제 성장세가 모멘텀을 잃고 있다는 분석은 유가 상승세에 부담 요인이 됐다. 이에 브렌트유는 소폭 하락했다.
IMF는 이날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공급망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 등을 이유로 올해 미국의 경우 6.0%로 이전 대비 1.0%p 낮췄다. 이는 원유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 경제성장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원유가격이 과도하게 올랐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액티브트레이드기술적 분석가 피에르 베이레는 “유럽과 아시아의 에너지 위기가 시장 수요를 크게 지지했지만 원유에 대한 조정이 다가올 수 있다”며 “80달러에 도달한 후 추세가 둔화됐고, 기술적 지표인 상대강도지수(RSI)가 약세를 보인 점은 기술적 조정이 곧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높은 에너지가격이 성장예측을 낮추면서 시장이 약간 위축됐다”며 “시장이 상당히 과매수 상태”라고 짚었다.
한편 국제금값은 4거래일 만에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IMF가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를 예상하면서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3.60달러(0.2%) 상승한 온스당 1759.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팩트셋 기준에 따르면 종가 기준으로 지난 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