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25일 오전 발생한 KT 네트워크 장애와 관련 사이버테러수사팀을 급파해 원인과 피해 규모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경찰이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등 외부적 범죄 혐의가 없다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진행한 조사를 통해 이같은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태는 KT 내부 오류로 인한 장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후 성남시 KT 분당 본사와 과천시 상황센터에 사이버테러 1개 팀 5명을 보내 KT 관계자와 면담하고 네트워크 관련 자료를 살펴봤다. 이번 조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진행됐다.
조사 결과 별다른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KT 측이 스스로 밝힌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당초 KT가 밝힌 '디도스(DDos)'와 달리 이번 사태의 원인은 KT 내부적 문제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디도스는 망 외부의 공격자가 특정 시간에 대량의 트래픽을 집중적으로 발생시켜 속도 저하, 접속 장애 등을 일으키는 해킹의 일종인 반면 라우팅은 망 내에서 최적의 데이터 이동 경로를 설정하는 정상적 절차다.
KT는 이날 오후 2시30분 이 같은 내용의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KT의 자체 조사 결과에 비춰보더라도 이번 사태는 외부 공격 보다는 장비의 물리적 고장이나 유지보수 과정의 실수일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10월 발생한 페이스북 대규모 서비스 장애도 내부 접속 경로 변경 과정에서 발생한 라우팅 오류가 원인으로 밝혀졌던 바 있다.
다만 경찰은 추후 보다 자세한 원인 파악을 위해 관계 기관들과 합동 조사를 추가로 진행키로 했다. 이후 이어질 합동 조사에서 범죄 혐의점이 나올 경우 현재까지의 내사 단계 수사를 벗어나 공식 수사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1시간가량 장애가 발생하면서 전국 곳곳의 가입자들이 인터넷 서비스 이용 등에 큰 불편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