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에···좀비기업 10곳 중 4곳 '역대 최다'
코로나19 충격에···좀비기업 10곳 중 4곳 '역대 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2020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발표
영업이익으로 이자 못 내는 기업 40.9%
기업들이 모여 있는 서울시내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기업들이 모여 있는 서울시내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우리나라에서 돈을 벌어 이자도 내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이 10곳 중 4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좀비기업의 비중은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며, 증가폭으로도 사상 최대였다. 기업 매출도 10년 만에 뒷걸음질치는 등 성장성·안정성 모두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79만9399곳 가운데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40.9%에 달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일 경우는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 등 금융비용을 충당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즉, 100% 미만은 돈을 벌어 이자비용도 갚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지난 2019년 36.6%보다 4.3%p 확대됐으며, 역대 최대 비중이다. 증가폭 역시 지난 2018년 2.9%p 늘어난 이후 최대폭의 증가다. 대기업·중소기업 모두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비중으로 40.9%를 나타났으며, 석유·정제·화학 부문의 비중이 큰 대기업의 비중이 더욱 늘어났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게국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이 있으면서 영업적자를 본 기업들이 크게 늘어났고,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든 부문에서 대출 및 차입금이 증가한 영향"이라면서 "방역정책에 따른 수요 둔화, 이동 제한 등으로 운송 부문 등에서 악화됐다. 전자·영상·통신장비 부문에선 비대면 업무 영역이 늘어나는 등 수요가 커지긴 했지만, 코로나19 충격 여파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들의 성장성·안정성은 전년보다 모두 악화됐다. 매출액은 지난 2019년 0.4% 성장했지만, 지난해 1.0% 역성장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성장성이 둔화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전자·영상·통신장비업(-8.1%→7.0%) 및 부동산업(-3.6%→13.0%)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업종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석유정제업(-6.7%→-34.1%)·화학업(-5.2%→-8.0%) 등에선 국제유가 하락세에 기인해 큰 폭으로 성장성이 둔화됐다. 운수창고업(2.1%→-8.1%)은 항공 여객·화물 수송 감소 여파로, 전기가스업(-2.4%→-7.8%)은 전력판매량 감소로 둔화됐다.

총자산증가율(6.1%→7.9%)은 제조업(3.3%→5.9%)과 비제조업(8.1%→9.3%) 모두 상승했으며, 제조업은 투자증가(유형자산증가율 3.0%→4.5%)로, 비제조업은 유동자산 증가(유동자산증가율 6.0%→10.7%)에서 기인했다.

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2%를 기록하며 전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업(5.6%→8.4%), 의료용물질및의약품업(7.3%→14.5%) 등의 영업 호조로 제조업(4.4%→4.6%)은 증가했으나, 비제조업(4.0 →3.9%)은 소폭 줄었다. 김 팀장은 "매출액은 석유·정제·화학·운수창고 등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있었지만,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 의료용물질및의약품업 등에선 영업익이 크게 늘었다"며 "이에 성장성 감소 영향이 상쇄되면서 전년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 역시 같은 기간 115.7%에서 118.3%로 상승했으며, 차입금의존도도 29.5%에서 30.4%로 늘어났다. 제조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73.5%에서 76.3%로 오르고, 차입금 의존도 또한 22.8%에서 23.4%로 늘어났다. 다만 단순히 빚만 늘은 것이 아닌 투자 및 안정성 확보에 노력을 기울인 부분도 있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김 팀장은 "전자·영상·통신장비 부문에선 투자가 많이 일어나면서 부채가 늘어났고, 자동차업의 경우에도 향후 안정성 확보를 위한 의지로 엔진 부문 리콜 기간이 늘어나면서 충당금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