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클린뷰티'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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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클린뷰티 전문 매장 개점' '클린뷰티에 효능을 더한 신제품 출시' '클린뷰티 실현' 

최근 화장품업계 주요 화두는 클린뷰티가 아닌가 싶다. 너도나도 클린뷰티를 앞세운 홍보전을 펼치니 말이다. 이름만 봤을 땐 깨끗함을 강조한 화장품처럼 들린다.

'케미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 시대에 코로나19까지 유행하자 환경과 깨끗함에 집착하는 소비자를 잡기 위한 마케팅일까. 클린뷰티 실체가 궁금해졌다. 화장품에 뭘 넣고, 어떤 공정을 거쳐야 클린뷰티가 되는 걸까. 

올해 처음으로 클린뷰티 브랜드를 내놨다는 모 화장품 회사에 물었다. 브랜드 담당자는 클린뷰티에 부합하기 위해 동물성 원료를 뺀 최소한의 착한 성분만 갖고 화장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착한 성분이 뭘 뜻하는 건지 묻자, 그는 포괄적인 의미이기 때문에 정의가 내려진 건 아니라며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개념에 대한 정의없이 흔히 쓰는 유행어마냥 갖다 붙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모 화장품 편집숍은 좀 달랐다. 별도의 클린뷰티 판매대까지 마련해 놓은 만큼 자신있게 대답했다. 동물성 원료를 배제하거나 원료 추출 과정에서 동물 학대를 최소화하고, 인체에 유해하다고 알려진 16가지 성분을 뺀 화장품 브랜드라고. 담당자는 당국으로부터 공식적인 인증 기준이 마련된 것이 아니라, 자사에서 자체적으로 정의한 개념이기 때문에 브랜드마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씩 다를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또 다른 편집숍에선 사람과 환경을 생각해 순하고 자연 친화적인 원료를 쓴 화장품을 말한다고 밝혔다. 

화장품산업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선 어떨까. 식약처에선 클린뷰티 유형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 현행법상 화장품 유형은 크게 기초와 색조, 기능성으로 나뉘기 때문이다. 산업계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별도 용어 사용에 대한 규제 또한 없어, 마땅한 요건 없이도 클린뷰티가 될 수 있다. 사실상 모든 화장품에 클린뷰티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셈이다. 

제약사에서 내놓고, 약국에서 판다는 이유만으로 더마화장품이 됐던 브랜드들이 떠올랐다. 정확한 개념이 없기 때문에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악용하는 업체들이 있었고, 화장품을 의약품처럼 둔갑하면서 법망에 걸리기도 했다. 클린뷰티 역시 과장 광고로 소비자 오해를 살 공산이 커 보인다. 성분에 관심을 갖고 자연 친화적인 노력을 하는 업체들의 시도는 높게 친다. 그러나 자신들이 표방하는 클린뷰티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물론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소비자는 마케팅에 속지 말고, 성분표를 직접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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