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품질 높은 회계법인에 인센티브 부여 지정제도 개선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14일 "신(新) 외부감사법 시행 과정에서 발생한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제도를 보완할 것"이라며 "동일군 내 감사인 재지정 요청권 부여 등 부담 완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은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에서 향후 회계 감독업무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최근 회계업계의 주요 현안에 대해 소통했다.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과 윤훈수 삼일회계법인 대표 등 8개사 CEO가 참석했다.
정 원장은 "회계업계는 지속 성장해 201개 회계법인과 공인회계사 2만3000여 명이 3만3000여개 사에 대한 외부감사 등을 수행해 시장 규모가 4조3000억원에 이르게 됐다"며 "국제적 정합성을 제고하고 회계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을 선도적으로 전면 도입했다"고 평가했다.
정 원장은 회계선진화를 위한 회계감독 방향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사전적 감독과 사후적 감독의 조화와 균형 속에서 사전 예방적 회계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리스크 취약 부문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회계법인 규모 등 다양한 특성을 감안, 사전적 회계감독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상장회사를 감사하는 등록회계법인에 대해선 품질관리 수준 등을 고려해 감리주기와 범위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했다.
국민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에 대한 감사를 주로 하는 '빅4' 회계법인은 감사품질 개선에 선도적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비상장사를 주로 감사하는 소형 회계법인에 대해선 한국공인회계사회와 긴밀한 공조체계를 구축·운영해 감독방향과 취약사항을 사전에 공유해 관리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정 원장은 "피감사회사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감사보수 등이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지정감사인 감독강화방안을 잘 지켜달라"면서 "중소기업의 외부감사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최근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소규모 기업용 회계감사기준이 마련되는 대로 조속히 국내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사품질이 높은 회계법인에 더 많은 회사가 지정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지정제도를 개선해 회계법인이 스스로 감사품질을 제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와 인증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뜻도 강조했다.
그는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가 마련 중인 지속가능성 재무공시 기준 등 추후 국제적 논의 동향을 봐가면서 공시기준 마련 등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 원장은 회계투명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자본시장은 물론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자본시장의 게이트키퍼'로서 회계의 사회적·공공적 가치를 더욱 제고하고 피감사회사의 성장과 함께 상생(win-win)할 수 있는 회계문화 조성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