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러-우 확전 우려에 1400원 돌파 시도···금통위 '주목'
[주간환율전망] 러-우 확전 우려에 1400원 돌파 시도···금통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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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경기 부진 속 1.05달러 하회···달러인덱스 107pt 돌파
러-우 전쟁에 위험회피↑···레벨 부담, 월말 네고 등은 상단 제한
예상밴드 1390~1410원···금리인하 가능성 제기된 금통위 변수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을 위협하고 있다. 유로화가 경기 부진 우려 속 약세를 보인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격화로 위험회피심리가 고조, 달러인덱스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25~29일)은 1390원을 중심으로 1400원대 재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 고점 경계감과 월말 네고물량 등은 상단을 제한하고 있지만, 주중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와 금리인하 가능성이 부상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396.0원으로 출발해 1401.8원으로 상승 마감했으며, 장중 1407.5원까지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주말간 107pt를 돌파하는 강세를 보였다. 지속된 트럼프 트레이드 속 주요국 통화가 약세를 보인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다.

지난 22일 S&P글로벌이 발표한 유로존의 11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각각 45.2, 49.2를 기록, 전월(46.0, 51.6)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로 인해 유럽중앙은행(ECB)이 12월 '빅컷(50bp 금리 인하)'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부상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주말간 1.03달러선까지 하락하는 약세를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10월 소매판매의 부진으로 영국 파운드화 역시 파운드당 1.25달러선까지 후퇴했다. 아시아권에선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가 각각 달러당 154엔, 7.245위안선까지 절하(환율 상승)되는 등 트럼프트레이드에 기를 못펴고 있는 형국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고조된 지정학적 리스크도 변수다. 임기를 약 두달 남긴 바이든 정부가 지난 17일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도록 허용하면서 러시아 본토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 감행됐기 때문이다.

이에 러시아 역시 핵 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하는 새로운 교리를 발표했고, 우크라이나에 탄도미사일 발사로 맞대응하는 등 확전 분위기가 고조된 상태다. 이 같은 요인 속 위험회피심리가 고조되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났단 진단이다.

다만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인 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2.2원 내린 달러당 1399.6원에 개장했다.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9시 19분경 1395.5원까지 떨어졌다.

해당 약세의 주요인은 1400원대 레벨 부담으로 풀이된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주말간 유로 약세 속 달러가 많이 상승했지만, 유로화의 과대 낙폭에 따른 되돌림이 있었다"며 "고점 부담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나왔고, 실수요 측면에서 월말 수출 네고도 있어 추가 상승이 제한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레벨만 보면 많이 떨어졌다고 보긴 어렵다. 주중으로 보면 지정학 긴장과 이벤트 경계감 속 환율이 여전히 높은 레벨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원·달러 환율 역시 오전 10시 16분경 1399.8원까지 올라가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강달러 흐름 속 이번주 외환시장에서 주목할 포인트는 여럿이다. 먼저 추수감사절 휴장으로 이번주 뉴욕증시 거래일이 3.5일(28일 휴장, 29일 조기폐장)로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도 한정적이다. 먼저 26일 공개될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꼽힌다. 금리인하에도 물가와 경기에 대한 경계감을 내비쳤던 만큼, 이번 의사록에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메시지가 확인될 경우 12월 동결 가능성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오는 27일에는 10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국내총생산(GDP) 3분기 잠정치가 공개된다. PCE 물가의 경우 2.8%로 전월 대비 0.1%p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되며, GDP 성장률은 예비치와 같은 2.8%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28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모처럼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 금통위는 선반영 측면이 강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대내외 주요기관이 한국의 성장 전망을 일제히 하향 조정하면서 내수 활성화를 위한 금리 인하 요구가 강해지면서다. 금통위가 경기 하방리스크 측면에서 시장 예상을 뒤엎고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종합하면 주요국 통화 약세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쳐 달러 강세 흐름이 심화됐다. 레벨 부담과 월말 네고 물량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주중으로 넓히면 여전히 1400원 전후의 강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주 외환시장은 달러 강세를 견인 중인 유로 약세 흐름과 러-우 확전 양상 등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경기 하방리스크가 확대된 가운데 금리 인하 가능성과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이 상정되고 있는 금통위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380~1420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러-우 지정학적 리스크 격화와 트럼프 트레이드 재개에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겨울을 앞두고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며 약세를 보인 유로화도 글로벌달러 강세를 견인 중이다.

다만 소강 국면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열려 있고, 추수감사절 연휴 및 월말 포지션 조정 가능성 감안하면 시장 방향성이 주춤해질 소지도 존재한다. 월말 네고물량 유입과 고점에 대한 경계감은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 : 1380~1400원

그간 달러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면서 레벨 부담이 쌓였다. 주말간 원화 외에도 유로나 엔화 등의 되돌림이 있었고, 시장에서도 과매수 상태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추가 상승은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번주 미국 증시 휴장을 앞두고 발표되는 GDP와 PCE 물가가 예상을 크게 벗어난다거나, 금통위가 깜짝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예상을 깨고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반대로 미 경기지표나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면, 1400원 안쪽은 유지될 것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연구원 : 1380~1410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위험회피에 1400원을 재차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 및 이벤트 경계에 하방은 제한적이나, 레벨 부담에 따른 달러 포지션 조정에 상단은 1410원으로 예상한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교역 둔화 우려에 유로가 1.05달러선을 하회했지만, 과대 낙폭에 따른 되돌림 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연중 최고치인 107pt까지 상승했던 달러인덱스도 FOMC 의사록과 PCE 물가 경계에 혼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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