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FOMC 앞둔 美 연준, 테이퍼링 속도 낼까
올해 마지막 FOMC 앞둔 美 연준, 테이퍼링 속도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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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물가에 쫓기는 美정부·연준, '인플레 파이터' 전환
테이퍼링 기정사실화···금리인상 가늠할 점도표 '주목'
"노동시장 회복 훼손 말아야"···과도한 긴축 경계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사진= 플리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사진= 플리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14~15일 올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마지막 통화정책회의가 열린다. 양호한 고용 여건 및 경기 회복 흐름 속 40여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소비자물가에 이번 회의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메시지가 강하게 담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화는 물론, 금리 인상 전망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FOMC 회의에서 연준이 테이퍼링의 종료 시기를 내년 6월이 아닌 3월로 앞당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앞서 연준이 지난달 FOMC 회의에서 월마다 150억달러씩 자산매입 규모를 줄여 내년 중순을 목표로 자산매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보다 3개월 앞당기는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일각에선 연준이 자산매입 속도를 250억달러씩 줄이는 것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월 300억달러씩 줄여 내년 3월에 마무리하는 게 중론이다.

연준의 테이퍼링 가속화가 이미 시장 내 반영돼 있는 만큼, 향후 금리 인상을 가늠할 수 있는 점도표(금리인상 전망표)에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 9월 점도표에서는 첫 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과 내후년으로 갈라섰지만, 이달 FOMC에선 내년 최소 두 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은 내년 5월 처음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50%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점도표에서 내년 2회의 금리인상, 오는 2023~2024년 6회의 금리인상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했다.

당초 제롬 파월 의장을 중심으로 한 연준은 비교적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에 가까웠고, 완화적 행보 속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파월 의장의 연임과 함께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현 파월 의장을 재지명하기로 결정하면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 역시 바이든 정부의 기조를 이어 받아 그간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최근 '일시적' 견해를 완전히 철회했다. 아울러 이달 테이퍼링 가속화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월가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던 연준의 판단은 '사상 최악의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도 그럴것이 현재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풍전등화'에 처했다. ABC뉴스 등의 여론조사에서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은 미국 국민들의 70%가 현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대응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회복과 관련해서는 57% 이상이 바이든 정부의 대응 방식에 대해 반대한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6.8%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 지난 1982년 6월(7.1%)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물가와 함께 통화정책의 큰 줄기인 고용에선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미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올해 3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18만4000건으로 시장 예상치(21만5000건)를 크게 하회했다. 이러한 지지율, 경제지표 등을 고려할 때 연준은 더 이상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 안팎으로 매파적 메시지가 쏟아졌고, 이에 연준의 긴축 행보가 선반영돼 있다. 40년 만에 가장 높았던 CPI 결과에서도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이례적인 장문의 성명으로 시장의 발작을 피할 수 있었다. 관망성 변동 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큰 충격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긴축에 대한 경계감도 드러냈다. 노동시장 회복의 불균형과 코로나19 재확산 및 신규 변이인 오미크론의 출현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과도한 긴축 대응은 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 완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으며, 만일의 경우 노동시장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향후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라면서도 "노동시장의 회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노동시장 참가율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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