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 과반 "내년 3~4회 금리 인상 필요"
테이퍼링, 내년부터 300억달러씩 축소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까지 기준금리 3회 인상을 예고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빚어진 역대급 인플레이션 행진이 계속되자 더욱 공격적인 긴축 대응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역시 가속화해 내년 3월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연준이 14~15일(현지시간) 양일간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종료 직후 발표한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 18명 중 내년 기준금리 3회 인상(0.75%~1.00%)을 예상한 위원은 10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당시 3회 인상을 점친 위원은 아무도 없었다.
내년에만 4번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고 생각한 위원도 2명이 나왔다. 이로써 총 18명의 위원 가운데 과반인 12명이 내년에만 3~4회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첫 금리 인상 시점에선 5월이 유력해 보인다. 앞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은 내년 5월 처음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50%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팬데믹과 경제 재개와 관련한 수급 불균형이 계속해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최근 몇 달 동안 고용증가가 탄탄했고, 실업률이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준은 11~12월 각각 150억 달러씩 줄이기로 했던 테이퍼링 속도를 내년 1월부터 300억 달러씩 확대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매입 규모는 900억달러씩, 내년 1월에는 600억달러씩 줄어들게 된다. 이대로 연준이 테이퍼링 속도를 높일 경우 내년 1분기 자산매입은 종료되게 된다. 이르면 내년 3월부터도 금리 인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연준이 이렇게 공격적인 긴축 행보에 나선 이유는 인플레이션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물가 오름세가 위협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6.8%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82년 6월(7.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소비자물가 선행지표로 꼽히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지난달 9.6%까지 올라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오르기도 했다. 이는 곧 소비자물가로의 전이를 시사하기도 한다.
이에 ABC뉴스 등의 여론조사에선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은 미국 국민들의 70%가 현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대응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경제 회복과 관련해서는 57% 이상이 바이든 정부의 대응 방식에 대해 반대한다고 답했다.
한편, 연준은 이번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00~0.25%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