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 재정립 '이목'
사장단 일부, 승진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정몽구 명예회장의 측근으로 평가되온 부회장들의 퇴임을 통해 정의선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를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17일 주요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정몽구 명예회장의 측근인 윤여철 부회장은 전날 퇴임식을 열고 고문으로 물러난 것으로 전해진다. 윤여철 부회장의 퇴임이 공식화될 경우, 오너 일가인 정태영 부회장을 제외한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 임명된 부회장은 모두 회사를 떠나게 된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핵심 측근이었던 김용환 부회장, 우유철 부회장 등은 지난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부회장단 축소를 통해 정의선 회장 중심으로 의사결정 체계를 일원화 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사장단 일부가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이번 인사를 계기로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부회장단이 꾸려지게 된다.
현대차그룹의 부회장단은 한때 12명에 달했었지만, 2018년 7명, 2019년 6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어 우유철, 김용환, 정진행 등 이른바 정몽구 명예회장의 '가신그룹'으로 분류됐던 부회장들이 2019년 이후 연이어 퇴임했다.
아울러 재계 일각에서는 그룹 최대 계열사인 현대차의 사장급 임원 4~5명도 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공장장을 맡고 있는 하언태 사장과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이광국 사장, 현대차·기아의 생산 및 품질을 담당하는 이원희 사장 등이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언태 사장 후임으로는 이동석 부사장(생산지원담당) 등이 거론된다.
특히 윤여철 부회장과 노무담당을 맡아온 하언태 사장이 나란히 물러날 경우, 현대차 핵심 공장인 울산 조직에 변화가 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선출된 현대차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지도부가 2년 만에 강성을 띠고 있어 노사 관계가 어떻게 재정립될지에도 재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 그룹내 노무 역할을 담당할 다른 인재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만큼 이번 인사를 계기로 노사 관계 개선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아울러 중국 현지 총괄 사장 교체를 계기로 그간 부진을 겪어온 중국 사업을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